[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정부가 성과도 없는 시간제 일자리 창출사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고용환경이나 노동여건상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만들어내기 어려운 만큼, 차라리 법 제도를 개선해서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5일 발간한 '2014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내년도 시간제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으로 올해 대비 122억원 증액한 227억원을 편성했다. 증액율만 따지면 전년 대비 115.2%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지원대상자는 2013년 3571명에서 2014년 5030명으로 확대하고, 지원수준은 그 상한선을 2013년 60만원에서 2014년 80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지원 예산이 올해 보다 115.5% 증액됐다.
또 컨설팅 사업장을 2013년 100개소에서 2014년 190개소로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컨설팅 지원예산도 올해 보다 70% 증액한 17억원을 편성했다.
자료제공: 국회예산정책처
문제는 2010년부터 추진돼온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데 있다. 이 사업은 인건비 지원, 컨설팅 지원, 운영비 등 3개 예산으로 구성되는데, 2011~2012년 컨설팅을 받은 사업장 208개소 가운데 실제 일자리를 창출한 사업장은 57개소에 그친 바 있다. 비율로 환산한 실적은 27.4%에 불과하다.
인건비 지원사업 역시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의 자료 등을 종합한 연간 지원실적은 2011년 139명, 2012년 866명,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859명에 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만들어낸 일자리가 실상 '양질'로 보기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창출한 시간제 일자리의 시급은 평균 8143원으로, 이는 일반 시간제 일자리 시급 보다는 많지만 정규직노동자의 평균시급인 1만2863원의 63.3% 수준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이명박정부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사업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업으로, 사실상 이름만 바꿔 전년 대비 100% 이상 예산을 증액, 편성한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자료제공: 국회예산정책처
인건비와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 이번에 신규편성한 '상용형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도 효과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계약기간 1년 이상 혹은 무기계약직 형태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한 우선지원대상기업에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보험료의 사업주 부담분을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으로 101억원을 편성했다.
현재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내년에만 16만개에 달하는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2년동안 시간제 일자리 증가 추이가 연간 5만개를 기록 중인 현실을 감안할 때 이는 과다산정됐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평가다.
무엇보다 사회보험료 지원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기 보다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정도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국회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자료제공: 국회예산정책처
정부의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업성과가 부진한 것은 시간제 일자리 시장이 주로 저부가가치 기업과 저숙련 취업애로계층으로 구성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창출될 여건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연례적인 집행실적 부진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 취약한 우리나라 고용시장 여건을 감안, 사업의 예산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고용안정성, 근로시간 비례보호 원칙 등을 보장하도록 '시간제근로 보호 및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적합한직무형태 개발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컨설팅 대상사업장을 확대하기 보다는 승인 시 면밀한 심사를 통해 컨설팅이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고 예산은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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