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문제 삼는 새누리, 의도는
선진화법 집착, 정치력 부족 인정하는 셈
2013-11-13 17:53:22 2013-11-13 17:57:06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은 연일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다수당의 전횡을 막기 위해 개정한 국회법 제85조를 지칭한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주도한 이 법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에만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고 국회 몸 싸움과 법안 날치기 근절이 목적이다.
 
이렇게 선진화법이 탄생한 지 겨우 1년이 지났지만 새누리당은 법의 전면적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당내 TF까지 구성해 위헌심판 청구나 헌법소원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ews1
 
새누리당이 선진화법을 문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 운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듯이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의무와 당리당략을 연계시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야당의 투쟁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선진화법은 소수당의 폭거과 국정 발목 잡기를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면 이는 대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야당이 선진화법을 국회 본연의 의무에서 벗어나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의 민주주의의 가치와 다수결의 원칙까지 내세웠다.
 
하지만 야당이 무작정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1일 민주당은 원샷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를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황우여-김한길 대표가 긴급 회동까지 가졌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쉬운 길을 택한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민주당과의 협상이 진척이 없자 선진화법으로 정국을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의 양특 주장에 대항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려는 의도 역시 엿보인다. 실제로 11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와 다른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을 고쳐서라도 법안과 예산안을 처리하려고 함으로써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News1
 
그러나 새누리당의 의도와 달리 선진화법이 개정되기 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지난해 새누리당이 주도해 개정한 법을 1년 만에 다시 손을 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당내 의원들 의견 수렴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납득할지도 의문이다.
 
선진화법을 개정하려면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인 것도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위헌심판 청구나 헌법소원 카드를 고려 중이나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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