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몸피켓'을 착용한 뒤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며 같은 주장이 담긴 신문 형태의 유인물을 행인에게 유료로 판매한 행위도 집회에 해당하므로 사전에 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실행했다면 '집시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사전 신고 없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모씨(44)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의 형을 선고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김모씨(34) 등 5명에 대해 증거 불분으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해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으로서 '집회'에 해당하는 이상 피고인들이 그 과정에서 유인물을 무료로 배포한 것인지 아니면 이를 판매한 것인지 여부는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2010년 5월7일 오후 7시23분경부터 약 40분간 서울 서초동의 한 인도에서 탁자 2개를 설치하고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기재된 속칭 '몸피켓'을 착용한 상태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안보위기는 사기다"라는 제목의 '레프트21'이 발행한 신문 형식의 유인물을 하나에 1800원씩에 판매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 등은 이와 함께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 3개를 든 채 구호를 외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입건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시위를 한 것이 아니라 신문을 판매한 것이므로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1, 2심 재판부는 "다수가 공동 의견을 표명할 목적으로 특정장소에 모인 것으로 신고대상 집회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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