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방송업계가 모바일 시장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TV 콘텐츠를 VOD로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앞세워 새로운 방송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IPTV와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화 콘텐츠를 개발·제작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여기에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지닌 지상파 방송사들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KT미디어허브는 지난 21일 올레tv모바일에 특화된 예능 프로그램 ‘지상렬의 열개소문’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열개소문’은 연예인과 기자들이 팀을 이뤄 방송계 뒷얘기를 나누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지상렬의 사회로 출연자들이 팀을 나눠 토크 공방전을 펼치는 형식이다.
(사진제공=KT 미디어허브)
모바일TV 전용 예능프로그램 제작은 아직까지는 낯선 시도다. 그 동안 모바일 전용 미디어 콘텐츠는 드라마에만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해외 모바일TV 시장에서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전용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박민규 KT미디어허브 모바일TV사업본부장은 “모바일TV 전용 프로그램이 기존 TV 프로그램보다 질이 낮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이런 편견을 깨고자 반년 가까이 제작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최종 목표는 모바일TV 전용 콘텐츠로 올레tv모바일을 채우는 것”이라며 “기존 TV 콘텐츠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 장르로 프로그램 제작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레tv모바일의 모바일TV 전용 콘텐츠 서비스 ‘필통’에는 ‘지상렬의 열개소문’ 외에도 인기 웹툰에 동영상 효과를 더한 ‘무빙툰’과 1980~2000년대 많은 인기를 얻은 추억 속 드라마를 10분 내외로 짧게 보여주는 ‘추억의 10분 내레이션 드라마’ 등이 있다.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도 다양한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tvN의 슈퍼스타K4 본 방송에 앞서 슈퍼스타K4 탈락자들을 위한 노래자랑 형식의 '슈스케K4 락방'을 자체 제작해 방송했다. 지난 7월부터는 누구나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방송서비스 ‘티빙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모바일 기반 서비스인 티빙쇼는 티빙에서 서비스되는 100여 개의 무료 채널과 7만여 VOD클립을 자신의 생방송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티빙 관계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다 보니 퀄리티가 높은 자체제작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특정 분야에 대한 콘텐트 제작 능력을 갖춘 준전문가 집단의 방송참여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도 모바일 방송 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KBS는 다음달부터 모바일과 웹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방송콘텐츠를 선보인다. 점차 방송 콘텐츠뿐만 아니라 웹툰, 사진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TV 주도권을 모바일에서도 가져 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KBS는 모바일용 음악영상 콘텐츠를 시작으로 TV에서는 볼 수 없고 모바일과 웹으로만 볼 수 있는 영상, 사진, 웹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방송업계가 모바일 전용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TV의 보완재에 머물지 않고 대체제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시청자중 71%가 TV로, 25%가 스마트폰, 4%가 PC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늘어난 만큼 세분화된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도 커진 것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바일TV 시장은 본방을 놓친 프로그램을 이동 중에 스마트폰으로 다시 보는 개념이었다면, 앞으로는 TV와는 차별화된 매체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에 맞춰 모바일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전용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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