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정부가 제약 육성 2호 펀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위탁운영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펀드 운영권을 성과 위주로 운영하는 민간기업인 인터베스트에 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이미 1차 펀드가 운용상의 문제점을 드러낸 가운데 같은 형태의 2차 펀드에 투자할 제약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시장형실거래가제 재시행을 놓고 충돌한 정부와 제약계 간 불협화음이 다시 도질 위기에 처했다.
보건복지부 제약산업팀 관계자는 25일 “제약기업의 모험적, 도전적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1호 펀드를 보완하면서 기업 투자요구를 충족하는 형태로 2호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에 정부 예산 200억원을 포함해 총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게 복지부의 방침이다.
펀드 조성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도 나왔다. 복지부는 내년 1월 2호 펀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2월에 관리기관 지정 및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6월에는 2호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처(제약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제약업계는 전형적인 ‘탁상공론’ 정책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중소제약사 위주로 비판 목소리가 높다.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비교적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있기 때문에 굳이 펀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 제약사들은 펀드 이용이 절실하다.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중소 제약사들의 경우 상위 제약사들보다 R&D 투자 여력이 좋지 않다. 때문에 정부가 중소 제약사들의 R&D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게 펀드”라며 “펀드 운영을 민간 기업에 위탁하면서 위험성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펀드를 책임지고 관리, 운영할 경우 제약사들은 정부를 믿고 펀드에 적극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베스트는 민간회사로, 수익을 위해 운영하다 보니 투자가 잘못될 경우 모든 책임은 제약사로 돌아온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펀드 운영권을 위탁한 인터베스트는 자본금 100억원으로 지난 1999년 9월 설립됐다. 현재 임직원수는 18명(전문투자심사역 13명)으로, 총 운용자산은 4000억원에 이른다. 지분은 임직원 62%, SK케미칼 38%로 이뤄져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200억원의 1차 펀드를 조성하면서 인터베스트를 운용사로 선정, 발표했다. 인터베스트는 현재까지 투자 제약사를 선정하지 못하는 등 펀드 운용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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