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력 사업부의 차이에서 3분기 실적이 갈렸다.
효성은 이 기간 스판덱스의 호조에 따라 전체 절반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섬유사업부에서 벌어들였다. 반면 코오롱인더는 화학 사업부의 석유수지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큰 폭의 성장은 없었다.
특히 코오롱인더의 경우 패션 부문이 비수기를 맞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다소 주춤했다. 4분기 최대 성수기인 겨울을 맞으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 효성, 섬유가 영업익 절반 가까이 책임져
효성의 섬유사업부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는 올 한 해 효성을 지탱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주력 사업부인 산업자재와 중공업이 주춤한 가운데 섬유사업부 홀로 견조한 이익을 내며 이들의 부진을 상쇄했다.
효성은 3분기 매출액 3조1993억원, 영업이익 15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소폭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6% 급증했다.
실적의 원동력은 역시 섬유사업부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의 호조 덕분이다. 섬유사업부는 3분기 매출 5589억원, 영업이익 714억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가의 시황 호조와 원료가 되는 PTMG의 가격 하향 안정세에 힘입어 수익성이 확대됐다. 여기에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고수익 차별화 제품으로 힘을 보탰다. 섬유사업부는 4분기에도 베트남 공장 증설물량 판매 등을 통해 세계 1위 점유율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분기 흑자전환했던 중공업이 다시 소폭 적자(4억5000만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섬유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늘며 효성그룹 전체를 견인했다. 전세계 1위 스판덱스 브랜드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 코오롱인더, 석유수지 견조하지만..큰폭의 상승 없어
코오롱인더는 화학사업부의 지난 분기 정기보수 여파가 3분기에도 지속됐지만, 견조한 실적으로 패션 부문의 비수기를 이겨냈다.
거의 모든 사업에 쓰이는 석유수지의 경우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전체 영업이익 상승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코오롱인더는 3분기 매출액 1조2400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7% 감소했다.
화학 부문은 코오롱인더의 캐시카우답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승세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3분기 버팀목이 됐다. 여기에 내년 초 3만톤 가량의 수첨 석유수지 증설이 예정돼 있어 이익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간판인 패션 부문이 지난 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는 가운데 화학사업부의 이 같은 견고함은 유일한 위안거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3분기 다소 엇갈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그나마 전체 화학 업계에서는 돋보이는 성적으로 평가된다. 양사가 섬유, 화학, 산업자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에 둔 상태에서 캐시카우의 존재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양사가 공유하고 있는 자동차 보강재의 경우 전방산업의 침체에 따라 부진은 지속됐다.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양사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섬유와 석유수지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 점은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화학 업계가 대내외 경기침체로 부진한 가운데, 효성과 코오롱인더는 특화된 사업부가 선전하면서 선방하는 실적을 내놨다"며 "올해 말과 내년에도 두 주력 사업부가 회사를 지탱하는 가운데 다른 사업부가 얼마만큼 살아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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