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사진=이준혁 기자)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NC의 차세대 괴물 타자 나성범(24)은 신인왕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뚜렷한 성과를 냈지만 아직도 배가 고팠다. 올해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모든 것이 아쉽다면서 다음 시즌에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올해 신인왕은 팀내 동료인 이재학(23)이 차지했다. 하지만 나성범의 활약도 이재학에 버금가게 뛰어났다. 오른 손바닥 골절(유구골 부상)으로 1개월 늦게 1군에 데뷔했지만 프로 첫 안타와 두 번째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1군 데뷔전에서 강렬하게 자신을 알렸고, 결국 올해 16홈런, 64타점, 타율 2할4푼3리의 성적을 거뒀다. 신인으로서는 상당히 빼어난 수치다.
김경문 NC 감독은 나성범에 대해 '노력하는 선수'라며 칭찬했다. 더불어 경기 승부처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그의 타율이 낮다는 시각을 경계했다. 나성범 자신이 돌아본 올해 모습은 어떨까.
◇"아쉬운 것이요? 다요. 다 아쉬워요."
- 이제 올 시즌도 다 마무리됐다. NC가 1군에서 처음 활약했던 해인데 느낌이 남다르지 않나 싶다.
▲올 시즌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잘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꽤 많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많은 것 같다. 후회스럽다.
- 한해를 아쉬워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특히 아쉬웠다.
▲모든 것이 아쉽다. 정말 아쉽다. 다 아쉽다.
- 보람도 없지는 않을 듯 한데.
▲손바닥 수술로 팀에 한 달여 정도 늦게 들어왔다. 다치는 것도 실력이라 하는데 내가 관리를 잘했어야 한다. 하지만 팀에 크게 누를 끼치지 않은 점은 나름 보람이 있다.
- 신인왕을 타지는 못했지만 후보에 올랐다. 후보에 오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어땠나.
▲내가 수상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다 예상한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다. 상을 받을만한 사람이 받았다. (팀 동료인 이재학 선수에게) 축하한다.
- 26일로 마무리훈련도 마쳤다. 마무리훈련을 통해 특별히 보완하려한 사항은.
▲타격 부문에서 잘 쳐보려고 적극 노력했고, 선구안을 높이고자 했다. 폼도 교정하고 있다. 타격 때 팔이 다소 흔들리는 점을 (타격코치에게) 지적받고 고치려고 노력했다.
- 기간이 짧긴 했지만 뭔가 성과는 있었나.
▲기간이 짧아서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더욱 고치려 한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베이스러닝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성범(사진제공=NC다이노스)
◇"중견수 자리를 지키고 싶다"
-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이종욱 선수가 NC로 왔다. 그런데 포지션이 겹친다.
▲정말 솔직히 말해 (중견수) 포지션을 뺏기기 싫다. 그렇지만 팀 내부 사정도 있고 내 마음대로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결정이 나와도 팀의 승리를 위해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
- 고교 시절 중견수 외에 우익수와 좌익수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안다.
▲외야수 포지션 중에는 중견수가 많았고 우익수와 좌익수는 경험한 정도였다. 그렇지만 맡으면 그 자리가 제 자리로 확고하게 자리가 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 이종욱 선배는 국가대표 경험도 있고 중견수로 워낙 빼어난 활약상을 보이셨다.
- NC의 창단식 당시 구성원 중 하나다. 팀에서 오래 지내며 친한 선수가 있나.
▲포수인 김태군과 가깝다. 아무래도 동갑이기에 자주 이야기한다. 권희동도 절친한 친형제처럼 지낸다.
- 이제 선배들도 많이 들어왔다. 팀의 허리가 되는 선배도 있고, 베테랑 선배도 적잖다. 특히 도움이 주는 선배가 있나.
▲모든 선배들이 좋다. 어느 한 명을 꼽기가 어렵다.
- NC에 입단하기 전까지 마산이란 곳은 좀 낯선 곳이었을 것 같다.
▲이제는 고향같이 느껴질 정도로 편하다. 자주 가는 식당도 있고 야구장 주변으로는 훤하게 꿴다.
◇"투수 자리에 미련은 없다"
- 투수로서의 재능도 보이다가 타자로 전향했다. 혹시 미련은 없나.
▲없다. (투수 포지션으로서 공을) 던지고픈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마음을 접었다. 장난으로 던질 수 있긴 하지만 몸을 생각해 거의 안 한다. 다치지 않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
- 미국 프로야구에서 수년간 맹활약 중인 추신수 선수가 롤모델이라는 말을 들었다.
▲맞다. 선배와 나는 아직 차이가 크지만 선배를 보며 더욱 잘하려 한다.
- 혹시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인가.
▲(단호하게) 하지 않을 것 같다.
- 이유가 있나.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야구 외에는 기억과 추억이 없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놀러간 적이 별로 없다. 사진도 거의 없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지금 이만큼이라도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다. 쉽지는 않았다.
- 내년 시즌 목표는.
▲'20홈런 20도루 80타점, 2할8푼 정도의 타율'이다. (10초 정도 말을 멈추더니) 솔직히 목표는 아주 조금 더 높긴 하다. 그러나 일단 이 정도 선에서 공표하고 싶다. (웃음)
- 독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한다.
▲올해 열심히 하긴 했지만 아쉽다. 기대에 실망하지 않도록 몸 만들어 다음시즌 4월 첫 게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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