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이른바 '혁명조직'(RO) 조직원이 보유하고 있던 폭발물 제조법이 실제 폭탄 제조법과 같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 김모씨의 법정 진술이 나왔다.
29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진행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씨는 김홍렬씨 통합진보당 경기도당위원장(구속)의 자택에서 검찰이 압수한 폭발물 제조법대로 다이나마이트의 주 원료를 제조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김 위원장이 보유하고 있던 텍스트 파일에 담긴 내용과 동일한 방법으로 해당 화학물질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화학물질로 폭발물 실험을 한 결과 경우에 따라 "인명을 살상할 위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 위원장의 자택 개인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서 '니트로글리세린', '질산셀룰로스(질산 셀룰로오스)', '질산칼륨', '드라이아이스'라는 제목의 텍스트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이를 바탕으로 폭탄을 제조해 국가 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하는 등 구체적으로 내란을 음모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니트로글리세린과 질산셀룰로스는 '다이너마이트'의 주 원료로 쓰이는 화학 물질이다.
질살칼륨은 지난 4월 보스턴마라톤대회 폭발물 테러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흑색화약'(블랙파우더)의 주 재료이고, 실탄에 사용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추진 역할을 한다.
드라이아이스는 자체적인 폭발력은 없지만 일정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특정 물질과 혼합하면 굉음과 함께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같은 양으로 봤을 때 TNT 폭탄의 위력을 100으로 치면, 니트로글리세린은 150, 질산셀룰로스는 120, 질산칼륨은 황 등을 섞어 흑색화약으로 제조한 경우 10~20 정도의 위력을 지닌다.
김씨는 국정원과 함께 해당 화학물질에 대한 폭발물 실험을 두 차례 실험했고, "니트로글리세린 100ml를 터뜨린 결과 둘러싸고 있던 시멘트 블록 블록이 깨지며 70m 이상 날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도 양이면 반경 20~30m에서는 인명에 타격을 줄 수도 있고, 다이나마이트 대용으로 쓰이는 '에멀젼' 폭약 100g과 비교해 "2배 정도의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산셀룰로스 100g으로 실험한 결과 같은 양의 니트로글리세린의 위력보다는 약했으나, "폭발지점을 중심으로 지름 1m의 구멍이 생길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이아이스 폭발 실험 결과 "페트병이 파열돼 상당히 큰 폭음을 내며 용기가 파열 됐다"면서도 "가시적인 폭발 효과는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김 위원장이 해당 화학물질의 제조법을 보유하고 있은 배경은 "건강 상식을 다운받아 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해왔다.
이에 김씨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심장병 치료에 쓰인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나머지 물질이 전문 의약품으로 사용된다고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사용된다고 해도 의약용 물질은 고순도 정제분을 쓴다"며 그러나 텍스트 문건에는 폭발성 물질을 만드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의료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씨는 폭발물 실험에 사용된 니트로글리세린 등의 화약약품을 직접 제조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즉, 국정원 측이 미리 제조해 둔 폭약 원료를 사용해 함께 실험에 참가한 것뿐이다.
또 해당 화약약품은 부식성이나 폭발성이 강한 탓에 비전문가가 이를 합성하거나 제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고, "제조과정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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