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동지구 주민들 "행복주택 죽어도 반대"
국토부, 서 장관 방문 일방적 취소..주민들 "뒷통수 맞아"
2013-12-03 17:27:12 2013-12-03 17:31:07
[뉴스토마토 신익환·문정우기자] "정부, 제대로 된 대화 나선 적 한 번도 없었다."
"지역 사정 전혀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행복주택 지구지정을 앞둔 5개 지역 중 주민 반대가 가장 심한 목동지구.
 
3일 오후 10㎡ 정도 되는 목동 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는 주민들이  정부의 행복주택 지구 일괄지정 소식에 격분하며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정부가 대화를 통해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해왔지만 실제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선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국토부의 설명은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예정됐던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목동지구 방문마저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해 오면서 "정부에 뒷통수를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정호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주 금요일(29일) 서승환 장관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기 위해 오늘 목동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아침 국토부 관계자가 일방적으로 방문 취소 통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정부는 340여 차례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 동사무소를 방문하거나 통장들을 만났을 뿐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목동행복주택 건립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사진=문정우기자)
 
특히 목동 주민들은 정부가 별 다른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아닌데 지구지정부터 강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통과 교육, 생활환경 등 주거여건 부작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오늘 정부 발표를 보니 이미 지구지정을 하기로 결론을 내놓고 우리와 만나기로 했던 것이었다"며 "정부가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던 것은 사업 추진을 강행하기 전 하나의 명분쌓기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고 절충하는 노력 없이 정해진 결론을 일방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동지구에 걸려있는 행복주택 반대 현수막.(사진=문정우기자) 
 
현재 목동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행복주택 사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천구가 인구밀도가 가장 큰 지역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예정된 유수지 부지에 28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이 건립되면 교통과 학군 등에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 위원장은 "이 지역은 전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시범지구 중 가장 많은 2800가구 건립이 추진되면 과밀학급이나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하지만 국토부는 입주자격이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으로 한정 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교통문제 역시 건설 호수를 줄일 수 있다는 미봉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지역 사정을 전혀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목동지구 비대위는 현재 행복주택 사업을 반대하는 공릉, 안산지구 비대위와 함께 공동집회에 나서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이번 주 목요일(5일) 3개 지구 주민들이 세종청사 앞에서 공동 집회에 나설 계획"이라며 "서승환 장관이 퇴진할때까지 3개 지구가 공동으로 투쟁에 나서는 등 정부에 맞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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