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국민의 신뢰를 통해 재판 독립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6일 대법원 본관 401호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판결에 대한 불복과 법관에 대한 비난 풍조가 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근래 우리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를 반영하듯, 자신의 생각이나 예상과 다른 재판결과가 나오면 끝까지 승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사안의 내용이나 법리 등을 외면한 채 일방적 시각으로 매도하는 행태가 늘어가고 심지어는 편가르기 하듯 담당법관을 마구 재단하며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법의 본질을 무색케 하는 이러한 풍조는 민주사회의 기초를 위태롭게 하고 법관과 사법부를 위축시켜 결국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말 지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그러나 "재판 독립을 생각함에 있어 법원부터 먼저 차분히 돌아봐야 한다"며 "재판의 독립도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전제될 때에만 비로소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재판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이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무기는 국민의 신뢰밖에 없다"면서 "국민의 신뢰 없이 재판 독립의 원칙만을 외치는 것은 독선이나 아집으로 치부될 뿐임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과의 소통 역시 강조하면서 전시적인 행사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법원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모든 노력이 종국적으로 사법절차와 사법업무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시켜 신뢰를 확보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목적의식이 없는 단순한 행사는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전시적인 것에 불과하여 곧 싫증나는 의례적인 행사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면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더욱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법원장회의에는 전국 각급법원 법원장 31명과 법원공무원교육원장 등 총 32명이 참석했으며, 최근 문제로 지적된 '국민참여재판의 현황과 적정한 소송지휘권 행사'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대법원 본관 401호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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