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 '자율규제'가 효율적..법적 지원 시급"
황용석 교수, 포털 사회책임 토론회서 목소리
2013-12-08 17:08:02 2013-12-08 17:11:29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인터넷의 불법·유해 게시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규제보다 포털사업자의 자율규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 민간의 자율규제에 대한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개최한 ‘포털사업자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범 세계적으로 국가에 의한 일률적인 강제보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민간자율기구가 규율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포털사들이 민간 자율규제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KISO의 규제는 법적 근거가 없어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분쟁의 소지가 있는 인터넷 게시물이나 댓글에 대해서는 방통심의위가 심의를 진행한다.
 
황 교수는 "권리 침해 같은 개인 간 분쟁은 포털의 임시조치를 통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나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포털 업체별로 세부적인 차이가 있는 임시조치 제도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시조치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인터넷 게시물에 의해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당사자의 요청으로 포털사업자가 해당 글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포털 사업자별로 임시 조치 세부 규정이 조금씩 달라 이용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황 교수는 아울러 "민관 공동규제 모델이 가능하려면 인터넷 기업의 자율규제 활동에 대한 지원 법령 또는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투명한 절차를 통해 결정된 정책에 기반해 포털사업자가 사회적 유해성을 심의한다면, 자율규제에 대해 면책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민하 네이버 대외협력실장은 토론에서 "포털사업자가 불법·유해성 정보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정보매개자로서 부담이 있다"며 민간 자율규제 범의를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 실장은 "성 보호법상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는 있지만 불법성에 대한 판단을 사업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며 "외국 인터넷 기업과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포털에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임시조치는 사업자에 대한 과잉 요구"라며 "문제가 있는 경우 포털이 일정부분 게시물을 격리시키고, 이용자들이 선택해서 보고 자체적인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도연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KISO는 포털사업자들이 만든 것으로 이용자의 권익 보호을 보호하려 하겠지만 사업자들의 이익 보장과 보호 기능을 할 수 있어 KISO와 방통심의위의 역할이 다를 수 있다"며 "KISO와 방통심의위 중 우선 방통심의위의 법적 장치에 의해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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