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선수들.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창원 LG가 14일 울산 모비스와 경기에서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내뿜을 전망이다. 이 경기를 끝으로 25일 KT와 경기까지 휴식을 갖기 때문이다. 프로농구는 올스타전(22일)을 전후로 휴식기에 돌입한다.
현재 순위는 LG와 서울 SK의 공동 1위(17승7패)를 3위 모비스(15승8패)가 바싹 뒤쫓는 흐름이다. LG와 모비스 모두 14일 경기를 놓쳐선 안 되는 입장이다.
LG는 지난 11일 오리온스와 경기를 이기며 2009년 11월5일 이후 1496일 만에 단독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 구단 감독은 "LG 같은 경우 각 포지션에 빈틈이 없다"면서 "요즘 순위는 선수 구성에 따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관망했다.
LG는 프로농구 우승 경험이 없다. 꾸준히 6위권을 배회했다. 올 시즌 만큼은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어느 덧 SK, 모비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한 LG에게 이들과 승부는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기가 됐다.
LG는 새 얼굴들이 올 시즌을 이끌고 있다. 김시래, 문태종, 데이본 제퍼슨, 크리스 메시, 김종규가 주인공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모비스에서 김시래를 데려왔다. 여기에 6억8000만원의 최고액을 제시해 전자랜드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문태종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는 러시아 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제퍼슨과 몸싸움이 강한 메시를 뽑았다. 특히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김종규를 영입함으로써 전력 구축에 마침표를 찍었다.
외국인 선수는 2명 중 1명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한 자리는 가드인 양우섭, 박래훈, 조상열, 유병훈 등이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주전 5명 중 4명이 올 시즌 한 팀을 이룬 모습이다. 여기에 기승호와 김영환은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손색없는 선수다.
김진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젊다 보니 경험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팬들에게 지난 시즌 실망을 기쁨으로 되돌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주전 이외에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제몫을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LG는 8위에 처졌다. 일부에서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지명권을 얻기 위해 시즌 막판 고의로 경기를 졌다는 비난도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프로농구연맹(KBL)은 내년 신인드래프트 제도를 손봤다. KBL은 상하위 그룹간의 격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LG의 이 같은 돌풍에 SK와 모비스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양강체제'에 LG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SK는 1위(44승10패)를 차지했다. 모비스는 2위(41승13패)를 기록했다. 3위 전자랜드(33승21패)와 이들 1~2위의 차이는 컸다. 사실상 SK와 모비스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지난 시즌 선두권 싸움을 펼쳤다. SK와 모비스는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만나 지난해 프로농구를 끝까지 수놓았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종규 효과를 LG 돌풍의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12일 취재진과 만나 "김종규가 사실 1대1 공격이나 수비에서 갖는 효과 보다는 문태종의 활동 폭을 넓히는데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종규의 높이에서 오는 심리적 안정감이 문태종을 비롯한 슈터들의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문 감독은 "우리도 김종규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하고 실점까지 해 경기를 내줬다"면서 "제공권 싸움에서 김종규가 LG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같은 날 유 감독은 "SK와 LG의 경기를 봤는데 SK가 못해서 진 게 아니라 LG가 너무 잘했다"며 "SK랑 게임을 하고 나면 또 LG가 기다리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정이 빡빡한데다 최근 상승세인 LG를 만나는 게 유 감독에게도 부담스런 입장이다.
LG와 모비스는 올 시즌 상대전적 1-1로 팽팽하다. LG와 SK의 맞대결에서는 LG가 2-1로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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