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인자'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취임..향후 과제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 중요하다 해도 적법 절차 따라야"..윤석열 여주지청장 겨냥했나
2013-12-24 16:30:45 2013-12-24 16:34:44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따라 대형 비리사건 수사가 집중되면서 사실상 검찰총장에 이은 검찰 내 2인자로 일컬어지는 서울중앙지검장에 김수남 검사장(54·사법연수원 16기)이 공식 취임했다.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과의 갈등으로 사실상 불명예 퇴진한 뒤 그 자리를 이어받은 김 지검장에게는 조직 안정과 서울중앙지검 내 대형수사들을 잡음 없이 마무리해야한다는 ‘두 마리 토끼’가 놓여있다.
 
김 지검장은 2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가장 먼저 ‘절차적 정의’를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사안의 진상을 규명해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체적 진실 발견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반드시 적법절차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맡아 조 전 지검장 등과 갈등을 빚은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특별수사팀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지청장은 지난 10월21일 열린 서울고검·지검 국감에서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집행,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조 전 지검장에게 보고했으나 조 전 지검장이 "야당 도와 줄 일 있나"며 수사방해에 나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지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변경 신청에 대해서도 조 전 지검장에게 4차례에 걸쳐 보고를 했고 재가 받았다고 밝혔으나, 조 전 지검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지난 19일 윤 지청장에게 1개월 정직, 팀원인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에 대해서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김 지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검사 대부분이 모인 자리에서 조직기강과 지휘체계를 흐트러뜨리는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진 것으로 보인다.
 
김 지검장에게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년 동안 쉬지 않고 벌여온 수사를 무난하게 마무리해야한다는 과제도 놓여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동양그룹 경영진의 사기성 CP발행 의혹 사건을, 특수2부는 탈세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공안1부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을, 형사3부에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정치적 폭발력이 있는 사건들도 남아있는 상태다.
 
최근 검찰 고위 인사가 단행됨에 따라 부장검사급 인사 역시 이듬해 1월 중순, 늦어도 2월 초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지검장은 이 사건들을 되도록 부장검사급 인사 전에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취임한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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