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교육기술부장관이 교육감의 반대의견과 관계없이 직접 교육장이나 장학관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하더라도 교육감은 이에 대해 다툴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전북교육감과 경기교육감이 "교육감 하급자인 교육장 등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직접 징계의결요구를 하는 것은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교육부장관이 지난해 12월 전북과 경기지역 교육장 등에 대해 징계의결을 요구했으나 교육감들이 이를 반대하며 이행하지 않자 직접 징계의결을 요구한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여된 소속 교육공무원 징계에 관한 청구인들의 권한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교육감 소속 교육장·장학관 등은 모두 국가공무원이고, 그 임용권자는 대통령 내지 교육부장관"이라면서 "국가공무원인 교육장·장학관 등에 대한 징계사무는 국가사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장·장학관 등에 대해 지방공무원 같이 지방자치단체 특성을 반영해 각기 달리 처리된다면 국가공무원이라는 본래의 신분적 의미는 상당 부분 몰각될 수 있다"면서 "교육감 소속 국가공무원인 교육장·장학관 등에 대한 징계의결요구 내지 그 신청사무 또한 징계사무의 일부로서 대통령, 교육부장관으로부터 교육감에게 위임된 국가사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처럼 교육감 소속 교육장·장학관 등에 대한 징계사무는 교육감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로서 국가사무이고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가 아니므로, 그 징계사무에 관하여 행하여진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이 헌법과 법률이 청구인들에게 부여한 권한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생 생할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훈령을 마련해 지난해 3월부터 시행했으나 전북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관내 학교에 대해 훈령적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교육부는 훈령 이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교육감들에게 전북도와 경기도 내 교육장 등 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징계절차를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교육감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교육부장관이 직접 교육부 특별징계위원회에 교육장 등을 회부해 직권으로 징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전북도교육감과 경기도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이 교육감의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징계권한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 이 사건 처분이 있은 이후인 2012년 12월11일 교육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이 개정돼 교육감 소속 장학관 등 교육전문직원이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 그 신분이 전환됐다"면서 "이번 결정은 개정된 법률 하에서의 징계사무의 성격을 밝힌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제공=헌법재판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