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강력한 보조금 제재로 다시 빙하기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27일 방통위가 이통3사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는 역대 최대인 1064억원에 달한다. 방통위 제재 이후 이통3사는 모두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당분간 번호이동 시장이 얼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성탄절을 포함한 12월을 번호이동 시장에서 최대 성수기로 보고 있지만, 올들어 3번이나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휴대폰 보조금 빙하기가 연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성탄절 전후로 반짝 보조금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프리미엄급 단말기까지 거의 공짜 가격에 풀리기도 했다. 하지만 방통위 제재 발표 이후 시장은 또다시 수그러든 상황이다.
LG전자 G2의 경우 할부원금 '0'원에 팔리기도 했지만 모두 자취를 감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과징금이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며 "연말 번호이동 시장에서 보조금을 마음껏 쓰기가 부담스러워진 점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단말기가 나오면 재고 소진 차원에서 보조금을 많이 사용하는데 연말 과징금이 예상밖으로 크게 나와 당분간 27만원 상한선을 지켜 영업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27만원은 가입자 1인당 예상되는 평균이익이다.
방통위는 이를 초과할 경우 다른 가입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고 보고 부당한 이용자 차별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인해 기존 5:3:2의 시장점유율 구도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보조금 규제가 강화될수록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통3사가 '광대역 LTE', 'LTE-A', '무제한 데이터' 등 각양각색의 상품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상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라 실질적인 점유율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가입자수가 한계가 있고 현재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시장 사업자들의 점유율 싸움은 사실상 보조금을 활용한 고객 뺏어오기 싸움이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은 기존 1등 사업자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가 생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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