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코스피가 이틀째 급락하고 있다. 전날 2% 넘게 내린 뒤 이날은 1936선에서 저점을 찍고 1940선에서 움직이며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오후 12시4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0.71포인트(1.05%) 내린 1946.49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초 증시가 엔저 악재 등 환율 문제와 수급 부담의 악재로 출발했고, 기업 실적 우려가 지속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환율과 대외심리를 반영해 코스피가 조정을 받았고, 오늘은 환율은 반등하는 가운데 여전히 진행형인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한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하락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을 열어보는 1월 중순에서 2월 초까지는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빅배스(Big Bath)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에 새정부가 들어섰고, 정부 교체 국면에서의 사전 정리 작업이 2013년에 상당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빅배스란 목욕을 해서 몸에 더러운 것을 없앤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말로, 경영진 교체 시기에 후임자가 전임자들의 재임기간중에 누적됐던 손실이나 잠재적 부실까지 한꺼번에 털어내버리는 전략을 뜻한다.
강 팀장은 "숨겨졌거나 애매한 부실을 끌고가기보다 과감하게 정리하고 한 해를 시작할 때, 지난 몇 년간 논란이 된 기업이익에 대한 신뢰성이 제고될 가능성도 있다"며 "빅배스로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과거의 잔재를 정리할 경우 올해 기업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클린해지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가 1950선 아래로까지 밀려왔기에 보유주식은 유지하고, 매수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코스피 1900선 초반에서 적극적인 비중확대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락의 원인을 수급 불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 불안과 환율 문제는 지난달에도 시장에 존재했던 악재"라며 "재료보다는 수급 변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12월 중순에 코스피 지수의 반등은 프로그램 의존도를 키우며 이루어졌고 배당락도 극복했었지만, 새해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1만 계약을 넘기는 등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낙폭이 크면 저가 매수가 유입되기 마련인데, 실적과 환율 불안감으로 저가 매수 기반도 취약한 상황이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전날 급락했던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낙폭이 적고, 이날은
NAVER(035420)를 비롯해 은행주, 유통주 등 전날 상대적으로 견조했었던 내수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악순환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상황에서 연초 우리 증시의 부진을 하락 기조로 보기는 어렵고, 다소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팀장은 "연초 증시의 부진은 하락 기조로 볼순 없고 지난 4분기에서 경험했던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 확인 등 증시 주변의 잠재된 악재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해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 선진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기에 바닥에 대한 예측보다 반등 이후의 지속성에 베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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