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노리는 건 결국 호남..민주에 연일 공세
2014-01-03 17:02:44 2014-01-03 17:44:07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안철수 의원 측의 민주당에 대한 공세가 매섭다.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지칭해 민주당 일부의 반발을 샀던 안 의원 측은 새해 직후부터 연일 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민주당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안 의원 측 김효석·이계안·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3일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계안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중간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를 보면 박근혜 정부 중간 심판이 분명하지만, 그것 뿐 아니라 기성 정치권 전체에 대해 국민들이 하실 말씀이 많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가 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News1
 
김효석 위원장은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을 넘어서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또 안철수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긴장해주면 좋겠다"고 말해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려 노력했다.
 
이어 전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안풍 견제를 위한, 자신의 전남지사 차출설이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그분이 어떻게 얘기하는지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민주당 사정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선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는 것에 대해선 "호남인들이 민주당에게 정권교체의 희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장현 위원장은 이날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를 찾아 민주당을 향해 "궁색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전날 김한길 대표가 5.18 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에서의 민주당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그 뜻을 충분히 헤아려 통 큰 변화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 데에 따른 반응이다.
 
윤 위원장은 "이제까지 탈호남 기조를 유지해 온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통 큰 변화를 이야기 하는 게 안타깝고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은 이런 공세는 호남에서 지방선거의 결과를 얻겠다는 목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크게 앞서지만, 지방선거에서의 현실적인 당선은 호남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결과가 이를 반영한다.
 
앞서 새해를 맞아 언론사들이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신당은 호남에서만 민주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뿐, 다른 지역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철수 의원 측으로도 신당 창당을 공식화 한 상황에서 호남에서의 성적이 당의 세력화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News1
 
민주당은 지지층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안 의원 측의 공세에는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안 의원 측이 지난달 26일 광주를 방문해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지칭했을 당시에도 민주당은 해당 지역구 의원인 박혜자 최고위원만이 이를 비판했을 뿐, 공식적인 대응은 일절 없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새해를 맞아 1일 서울 국립현충원에 위치한 김대중 대통령 묘역, 2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잇따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한길 대표 등이 꺼내든 화두는 '민주당의 통 큰 변화'였다. '통 큰 변화'를 통해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의도다.
 
김한길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야권 세력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박근혜 정부의 불통정치에 강력한 제동을 걸 견제세력도 민주당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파기해 버린 민생복지 공약을 전국의 지방정부에서 다시 살려 낼 민생정당도 오직 민주당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안철수 의원 측이 호남이라도 잡으려고 저러는 것이니 이해한다. 그게 정치다”며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 된다. 그건 최악이다. 당 지도부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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