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 우리나라 노인문제의 현 주소다.
기초노령연금 제도는 노후빈곤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렇지만 노후 빈곤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기초노령연금에 17조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성과는 보잘 것 없다.
◇'노인가구 빈곤율' 5년새 5%p↑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인을 포함한 가구의 빈곤율은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기 전인 지난 2007년 32.5%에서 2012년 34.3%로 1.8%포인트 높아졌다.
노인만으로 이루어진 가구의 빈곤율은 같은 기간 61%에서 66%로 5%포인트 늘었다. 극빈율의 경우 25.6%에서 31.4%로 5.7%포인트 상승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 '노인빈곤 및 노인소득분포 현황'에서 "현행 조세방식 기초노령연금은 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노인빈곤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정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수준으로 지급되는 현행 기초노령연금으로 노인빈곤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치적 타협으로 엉거주춤 도입된 탓에 사회적 수당도, 빈곤 구제의 의미도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초노령연금만으로는 빈곤 해소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 빈곤은 죽음과 같은 극단적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구유형별 빈곤율, 가처분소득 기준, 2011년, (자료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인 소득 불평등 '악화'
노인 집단 내의 소득분배도 오히려 악화됐다.
OECD에 따르면 노인 집단의 소득분배를 보여주는 65세 이상 연령층의 지니계수(가처분 소득 기준)는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기 전인 2007년 0.39에서 2011년 0.42로 오히려 0.03 포인트 증가했다.
윤 연구위원은 "65세 이상 연령층과 달리 전체가구(2인 이상 비농가)는 2008년 이후 가처분 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점차 하락했다"며 "세금으로 운영하는 노인소득지원제도는 지금보다 소득이 낮은 집단과 취약 노인을 대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 빈곤도 문제이지만, 절대적 빈곤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공약에 매몰되다 보니 기초노령연금법을 자세히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이 법에는 70%라는 내용이 없다. 상황에 따라 보편적 복지가 아닌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인 빈곤이 낮아지는 쪽으로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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