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이 방향을 달리할 전망이다.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판단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최근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로 결정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부진한 인플레이션에 추가 완화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발표된 유로존의 12월 인플레이션은 직전월의 0.9%에서 0.8%로 상승폭을 줄였다. 식료품이나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도 0.7%에 그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로존 기업들의 활동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이 쉽게 개선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유로존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일본 스타일의 '잃어버린 10년'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변동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25%로 깜짝 인하한 ECB가 두 달 만에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식 양적완화같은 새로운 정책 수단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지난 11월부터 양적완화 가능성을 높여왔다"며 "미 연준과는 정 반대의 행보지만 ECB 정책위원회 의원 다수가 이러한 방침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지난달 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기 때문에 올해에는 ECB가 비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인 국채매입프로그램(OMT) 등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예측됐다.
이에 OMT에 대한 독일의 입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독일 헌법재판소는 OMT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독일 내에는 여전히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안 슐츠 베렌버그뱅크 이코노미스트는 "OMT는 ECB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남아있다"며 "만약 ECB가 이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면, 독일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지표가 OMT를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지경까지 가도록 놔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뱅크 총재는 "ECB의 저금리 기조가 정당화돼 있지만, 낮은 인플레이션이 제멋대로인 통화정책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ECB의 통화정책회의는 오늘 9일(현지시간) 오전에 열릴 예정이며, 회의 이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연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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