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저렴한 단말기와 저가요금제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출시된 '알뜰폰(MVNO)'이 가입자수 250만명에 육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수가 24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알뜰폰은 기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도매로 임차해 저렴한 가격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012년 12월말 126만명에서 1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체 이동전화시장 가입자인 5400만명의 4.55%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달 가입자 10만명씩 증가..'땡큐 우체국!'
지난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수는 시장포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10.1만명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우체국의 알뜰폰 수탁판매 개시(9월27일) ▲GS25 등 편의점 알뜰폰 판매 개시(10월7일) ▲이마트의 알뜰폰 사업개시(10월17일) ▲본인확인 서비스 정상화(11월) 등의 기여가 컸다.
실제로 판매망이 점차 확대되면서 지난 4분기 가입자 증가폭이 10월 10.4만명, 11월 11.4만명, 12월 14.1만명 등으로 두드러졌다.
◇2013년 월별 알뜰폰 가입자 증가현황.(자료제공=미래부)
망 임대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KT의 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12개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자수가 116.5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SK텔레콤망 사업자(9개) 103.6만명, LG유플러스망 사업자(7개) 28만명으로 조사됐다.
다만 2012년 대비 지난해 가입자 증가폭을 보면 SK텔링크의 본격적인 가입자 모집개시와 이마트 등 대형업체의 사업개시에 탄력을 받아 SK텔레콤 계열 가입자수가 39.4만명에서 103.6만명으로 162% 늘어났다.
◇40대 이상 중장년 고객이 80%..월 기본료 1500원 상품 선호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유통망인 우체국의 경우, 지난해 9월27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알뜰폰 가입자수가 12월 기준 3만8796명을 기록, 판매개시 후 약 3개월이 경과한 지난 3일에는 4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들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3만1316명으로 80.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피쳐폰은 1만1596대, 스마트폰이 1만2125대 판매됐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요금제는 월 기본료 1500원의 '프리티 우정후불' 요금제(1만2396건)로 나타났고, 선호하는 단말기는 자판이 커서 중장년층이 사용하기 편리한 LG전자의 '프리스타일폰'(2576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한 50대 남성이 알뜰폰 가입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알뜰폰 사업자 매출도 '폭풍성장'..연간 100% 성장
알뜰폰 사업자들의 2013년도 서비스 매출도 덩달아 폭풍 성장했다. 지난 2012년 119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해 24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7% 성장한 것이다.
이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들의 단말기 매출은 총 3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별로 보면 KT망 임대 알뜰폰 사업자들의 서비스 매출은 1811억원을 기록, SK텔레콤은 466억원, LG유플러스는 19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부는 "특히 CJ헬로비전이나 홈플러스 등 대형업체와 알뜰폰 제도가 법제화되기 전부터 시장 자율적으로 재판매를 했던 에넥스텔레콤과 에버그린 모바일 등 많은 KT망 임대 사업자들의 매출 비중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폭발성장 이면엔 '우려'도..민원 늘고 사업자 신뢰성 도마위에
미래부는 이처럼 알뜰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우려스러운 부분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나 매출이 두배 가량 증가하고 우체국 알뜰폰이 큰 호응을 얻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만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난 만큼 민원이 증가하고 있고, 알뜰폰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사업자도 충분한 이용자 보호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질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가입자와 원활한 단말공급 체계를 갖추지 못한 점, 우체국 알뜰폰 판매결과에서 볼 수 있듯 피쳐폰을 선호하는 가입자층이 상당하나 필요한 단말기가 제때 공급되지 못해 서비스 제공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었던 점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하여 자율적으로 이용자 보호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최대한 빨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지속적인 요금인하를 할 수 있도록 사업환경 개선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피쳐폰을 중심으로 단말기 공동조달을 활성화하며, 국민들이 값싸고 품질 좋은 알뜰폰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우체국 판매처 확대, 알뜰폰 주요정보를 집대성한 인터넷 허브 사이트 구축 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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