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올해 M&A는 없다지만..
2014-01-14 13:59:39 2014-01-14 14:38:42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올해는 국내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보다는 글로벌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 매물 인수에는 투자 한도나 여력이 부족하고 수익성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지만 속내는 따로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저마다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현지화를 추진하고, 해외 금융사 M&A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LIG손해보험(002550)대우증권(006800), 현대증권(003450), 동양증권(003470) 등 국내 비은행부문 매물에 대해서는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고 선을 그었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더 후퇴했다는 평가다.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손해보험사의 경우 장래성이 있느냐에 대해 검토해 봐야겠지만 지금 현재는 신한의 ROA(자기자본이익률)나 ROE(총자산순이익률)에 기여하는 부분이 적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또 "우리나라 증권업이 자본금이 3조원이 넘는 회사도 있고 적은 회사도 있는데 자본금 3조 넘는 회사가 연간 이익금이 1000억원 정도"라며 M&A 추진에 부정적인 견해를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도 "외환은행이 (그룹에) 안착할 때까진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며 "자본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해외 작은 쪽과 IB를 키우는 쪽으로 추진하고 나중에 국내시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005940) 패키지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KB금융(105560)의 경우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잇따른 인수 실패에 따른 후유증 극복이 과제라고 전망했다.
 
현재 금융지주사들은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국내 출범한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은행에 과편중된 수익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주요 금융지주의 누적수익 중 은행 비중은 60~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의 총자산도 은행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를 상회했다. 은행과 비은행 간 겸업화 효과도 낮아 지주회사 체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을 앞세우는 것을 두고 곱지않은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금융인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금융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강조한 것을 의식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금융인 오찬 때 박 대통령이 글로벌을 여러번 언급했다"며 "해외시장 개척, 글로벌 금융 중심으로 짠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은행 부문 강화는 지주사 출범 이후 지속 과제이고 개별 매물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없는 사정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압박 때문에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국내 M&A대상 매물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 진출이 어디 어제오늘 나온 얘기냐"며 "정치권에서 하도 압박하니 겉으로 그렇게 말들은 하지만 국내에 매력적인 매물이 있는만큼 그래도 우선순위는 국내가 되지 않겠느냐"고 풀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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