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외면하는 유럽..터키 홀로 60만명 수용
2014-01-14 15:45:07 2014-01-14 15:49:08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3년째 이어지는 내전으로 갈곳을 잃은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등록된 시리아 피난민들은 210만명 이상으로, 대부분 시리아 국경 밖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호위원회(IRC) 위원장은 고국에서 내몰린 시리아 피난민들을 '오늘날 인도주의적 위기의 전형'으로 묘사하고 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했다.
 
13일(현지시간) UNHCR과 유럽위원회(EC), 영국 난민협의회는 유럽연합(EU) 지도부들이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난민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유럽이 난민들을 위해 기꺼이 문을 열어준다면 상황은 완화될 것"이라며 "난민들을 위해 경계선 안쪽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유럽국가는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고 있다. 특히 영국정부는 피난민 수용정책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있다.
 
지난주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가 1500명의 시리아 난민을 보호시설에 수용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UN의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명목상의 수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낙담한 영국 난민협의회는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에게 강력한 호소문을 보냈다. 협의회는 서문을 통해 "난민에 대한 원조가 충분하지 않다"며 "영국이 난민 수용을 약속한 18개 국가 안에 속해 있지 않다는 점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대부분의 난민들은 터키나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등으로 빠르게 건너가고 있으며, 이주 속도가 가속화돼 각 국가들이 제공할 수 있는 수용 한도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시리아-터키 국경 지대에 설치된 난민 캠프에서 아이들이 땔감을 나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 위원은 "수많은 시리아인들이 유럽국가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부분 이를 거절하고 있다"며 "현재 터키는 EU 회원국들 전체가 받아들이는 난민의 10배인 60만명을 홀로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국가들에 반복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과 중동국가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세르콘 EC 대변인은 "회원국들에 난민수용을 강요할 순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한 국가가 받아들이는 모든 피난민에 대해 6000유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U측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내전 지역에 대한 원조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피난민의 막대한 짐을 나눠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레바논 정부가 홀로 짊어져야 할 난민 수용 비용을 약 75억달러로 추산했다.
 
현재 유럽은 전체 피난민의 2.4%인 약 6만4000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그들 중에서도 60%는 스웨덴과 독일에 몰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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