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일명 '스캘퍼'의 초단타 주식매매 방법이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6일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대증권 최경수 대표, IT본부장 박모씨(43)등 2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스캘퍼 조모씨 등 10명의 자본시장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전용선과 전용서버 등 증권사가 스캘퍼에게 제공한 서비스를 규제할 법규도 없고, 그러한 사실이 증권가와 금융감독당국에 널리 알려져 있어서 스캘퍼에게만 몰래 제공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며 "스캘퍼가 전용선 등을 이용하여 ELW를 거래하는 행위가 다른 일반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최 대표와 박 본부장은 2011년 스캘퍼에게 전용서버와 전용선을 제공해 ELW 거래속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액의 거래수수료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개인투자자를 배제하고 스캘퍼에게만 전용서버 등을 제공해 특정인에게만 부정한 특혜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증권사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규가 없고, 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한 것이 일반투자자의 이익 침해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박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스캘퍼는 ELW 거래를 하면서 LP(유동성공급자)를 상대로 빠른 거래속도를 이용한 초단타 프로그램 매매를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내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다. 현재 대법원에는 5건의 관련 사건이 계류중이다.
(사진=대법원 제공)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