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사법연수원 수석수료자들, 법원 쏠림 현상 여전
43명 중 30명이 법관으로..변호사 7명, 검사 2명 뿐
최근 수료자 중 여성·외고출신들 수석 많이 차지해
2014-01-20 18:19:02 2014-01-20 18:23:0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사법연수원 역대 수석들이 진출한 첫 분야는 법관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연수원 역대 수석수료자 43명을 분석한 결과 법관이 30명으로 가장 많고 변호사 7명, 군법무관 4명, 검사 2명 순이다.
 
통상 사법연수원 수료 후 군법무관으로 간 수석출신 대부분이 전역과 함께 법관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수석 출신들이 법원으로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법연수원 첫 수석 이종욱 변호사
 
사법연수원 1기 수석인 이종욱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군법무관으로 의무복무를 마치고 1975년 3월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재직했다.
 
사법연수원 4기를 수석으로 수료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사법연수원 수료 뒤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디뎠으며 대법관, 감사원장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다.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 부소장도 사법연수원 5기를 수석 수료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처음 보임됐으며,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2001년 구(舊)유고 전범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으로 취임한 뒤 2008년 부소장이 됐다.
 
판사로 출발한 법관 중에 대법관은 많지 않다. 4기 김황식 전 총리와 현직에 있는 김용덕 대법관 등 2명 뿐이다. 김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2기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역대 여성 수석 8명 전원 법관 진출
 
역대 여성 수석은 총 8명으로 전원 법관으로 진출했다. 첫 여성 수석은 21기 여미숙 판사다. 그는 현재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8부 부장판사로 근무 중이다. 뒤를 이은 두 번째 여성 수석으로 31기 출신인 조원경 서울서부지법 판사(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겸임) 역시 서울지법 판사로 첫 부임해 현재까지 법관으로 재직 중이다.
 
32기 수석인 최계영 서울대 교수 역시 사법연수원 수료 후 서울지법 판사로 진출했다가 법관 4년차 되던 2007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최 교수는 역대 여성 수석 중에서는 유일하게 법원 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와 함께 37기 수석 이경민 판사(청주지법), 38기 수석 정현희 판사(춘천지법), 40기 수석 강인혜 판사(서울서부지법), 41기 수석 허문희 판사(서울남부지법)도 모두 법관으로 진출해 현재 법원에서 근무 중이다.
 
출신대학으로 보면 서울대가 3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고려대 3명, 연세대와 성균관대, 한양대가 각각 1명씩이다.
 
◇경기고 출신 6명으로 최다..대원외고 4명 바짝 추적
 
출신고교로는 아직까지는 일반 고등학교가 외고 등 특수고 보다는 많다. 경기고가 6명으로 가장 많으며 경북고 출신이 2명이다. 외고출신 중에는 대원외고가 4명으로 가장 많고 한영외고가 2명, 명덕외고가 1명이다.
 
다만 외고 출신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영외고 출신의 조원경 판사(31기)가 첫 테이프를 끊은 뒤 43기 까지 7명이 외고 출신이다. 특히 38기부터는 광주진흥고 출신의 42기 수석 장선종 군법무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고 출신이다. 여성법관 출신 8명 중 성화여고 출신의 여미숙 부장판사(21기) 삼성여고를 나온 이지영 판사(34기)를 제외한 6명이 모두 외고 출신인 점도 특징이다.
 
변호사로 진출한 수석들은 7명이다. 6기 수석인 정계성 변호사가 수료와 함께 김앤장법률사무소에 취업했다. 당시만 해도 사법연수원 수석은 으레 법관을 지망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정 변호사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이어 7기 수석인 신희택 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정 변호사에 이어 김앤장에 합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어 16기 수석 서동우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26기 수석 천경훈 김앤장 변호사, 30기 수석 손원일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35기 수석 이상민 김앤장 변호사, 36기 수석 이승환 변호사가 연수원 수료와 함께 법원이나 검찰이 아닌 로펌으로 진로를 정했다.
 
◇검찰 인기 없어..역대 수석 중 2명만 지원
 
반면 검찰로 간 수석들은 2명에 불과했다. 사법연수원 2기 수석인 한부환 법무연수원장과 10기 수석으로 현재 김앤장 변호사가 된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뿐이다.
 
군법무관으로 간 수석들은 4명이다. 28기 수석인 김동철 변호사가 연수원 수료와 함께 처음 군법무관으로 진출했다. 그는 군법무관으로 의무복무를 마치고 법관이나 대형로펌 변호사가 아닌 미국 로펌에서 들어가 근무하고 있다.
 
39기 수석인 손태원 판사는 김 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로 사법연수원 수료와 함께 군법무관으로 진출했다가 현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후 42기 수석 장선종 법무관과 올해 수석 수료한 이준상 수료생은 모두 군법무관으로 첫 진로를 정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근 새내기 법조인들이 다양한 직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최고의 희망직역은 역시 법원"이라며 "법원 근무가 이후 로펌 등 취업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수원을 수료한 군법무관 출신들도 대부분 법원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의 최고의 영예는 법관이라는 기존의 틀을 깰 필요도 있지만 검찰이나 로펌 등에서는 처우가 더욱 개선되어야 하고 국가단체, 나아가 기업 등에서도 법조인들의 위상을 강화해 우수한 인력들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오후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사법연수원 43기 수료식에서 수석을 차지한 이준상씨가 양승태 대법원장으로부터 대법원장상을 받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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