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통합계정 도용사고 잇따라
2014-01-21 14:25:02 2014-01-21 16:19:35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A씨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애용자다. 얼마 전 그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사이버머니 대부분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결제내역을 확인해보니 운영업체 엔씨소프트(036570)의 타 게임 이용자에 선물을 보내는 데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속된 말로 계정이 '털린' 것이다.
 
스스로가 특별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던 그는 피해구제를 위해 회사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쉽게 닿지 않았다. 홧김에 커뮤니티 게시판에 불만을 토로하니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에 보안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다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사이버머니인 '엔코인'이 이유없이 사라졌다"고 하소연하는 이용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보안사고는 공통적으로 통합계정이 탈취되고, 이것이 다른 이용자에게 아이템을 선물하는 데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탈취자는 사이버머니, 즉 엔코인을 갖고 있는 이용자 계정을 해킹한다. 다음으로는 해킹된 계정에서 '선물하기 기능'이 있는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캐릭터에 아이템을 결제, 증정한다. 이렇게 확보한 아이템은 온라인 거래시장에서 현금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안사고 통로가 되고 있는 '선물하기' 기능 (사진=엔씨소프트 게시판)
 
이용자들의 불만이 큰 것은 회사측과 연락을 시도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이용자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1:1 문의를 요청하고 전화를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며 불편을 호소했으며, 심지어 또 다른 이용자는 "관련 글을 게시판에 올렸는데 삭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엔씨소프트측은 전산망이 뚫려 발생한 해킹사태가 아닌 계정도용 사건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계정도용 사례는 매년 꾸준히 발생되는 것으로서 특히 인기게임에 많이 나타난다"며 "주기적으로 패스워드로 바꾸고, 악성코드 감염에 대비한다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속하게 구제신청을 한다면 복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빈번하게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두고 엔씨소프트가 운영업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용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니라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안캠페인을 통해 진화에 나서야 된다는 것이다.
 
◇보안사고는 결제율이 높은 리니지 이용자들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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