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의 부진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는 등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면서 실적 하락폭을 키웠다. 공급과잉 여파로 가격은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롤 마진이 하락했고, 이는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엔저와 원화강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도 순탄치 않았다. 포스코로서는 내수와 수출 모든 부문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가 철강업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해외 철광석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과 롤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증가도 예상된다.
포스코는 28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1조8646억원, 영업이익 2조99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7%, 영업이익은 18.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조3550억원으로, 43.2% 줄었다.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16조5300억원, 영업이익 7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7%, 영업이익은 23.3% 증가했다.
지난해 포스코의 실적 하락은 수급 불균형과 롤 마진 감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4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12년 증가율(3.2%)과 비교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에는 철광석 3위 수출국인 인도가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수출량을 2700톤가량 줄이면서 철광석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전 세계 철광석을 흡수한 점도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반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철강 전방산업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수요는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철강 소비는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전체 철강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건설업이 부진했고 가전, 기계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제자리를 지켰을 뿐 전년 대비 수요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전 세계 선박 건조량이 2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3%, 중국은 34.6% 급감했다. 국내 조선 빅3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등 신규 수주는 호조세를 보였지만 이들 물량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철강 수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4분기에는 준성수기 효과로 평균 판매가격이 소폭 오르고 원가는 톤당 1만원 하락하는 등 롤마진이 일부 개선됐지만, 달러 대비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단가가 하락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지는 못했다. 다만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이 본격 가동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한편 올해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개선되고, 대우인터내셔널 등 자회사 실적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전세계 철강 공급 과잉을 유발했던 중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업 구조조정을 실시해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철강 생산지역인 허베이성의 경우 철강 8개 기업의 고로 10기와 전로 16기를 철거해 2017년까지 생산능력 6000만톤 감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하반기부터 지난해 수주물량에 대한 선박 건조가 시작됨에 따라 후판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
원가 측면에서는 지난달 한-호주 FTA 체결로 철광석에 대한 관세 2%가 철폐돼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에서 올해부터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더해지고, 포스코건설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회사들의 실적 상승이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건설의 경우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중동에 대한 수주가 거의 없어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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