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신흥국發 금융불안에 출렁..10원 넘게 급등
수출업체 네고로 1100원선은 넘기 힘들 듯
2014-02-03 10:30:58 2014-02-03 10:35:10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설 연휴 동안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 가운데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재점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11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40원 오른 1078.8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0원 넘게 오르며 1082.3원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현재는 상승폭을 소폭 되돌린 모습이다.
 
환율 오름세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 매월 7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축소키로 결정하면서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브라질 헤알화를 비롯한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금융 불안감이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신흥국들에 대해 미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금융위기 재발 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주 발표된 중국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5로 경기 안정 기준선인 50을 뚫고 내려온 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 1100원선을 뚫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펀더멘털이 차별화 된데다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 등 대기 매물 물량이 적지 않아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미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 신용경색 우려가 겹쳐지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강해졌지만 경상흑자 및 사상최대 거주자외화예금 등으로 대기 달러 매물이 많다”며 “1090원선에서는 대기 중인 네고 물량이 강하게 출회돼 단기적으로 1100원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불안에 따른 역외 매수로 상승 시도가 다시 시작되겠지만 네고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이월 네고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여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지난해 경상흑자가 707억달러를 기록했고 외환보유액 역시 3465억달러를 기록해 경제 버팀목이 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경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단기적으로 커진 이후 다시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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