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글로벌 경기 불안이 회복세를 띄던 일본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본 증시가 급락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50% 넘게 급등했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14%나 하락했다. 이는 선진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으로, 미국과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돈줄 죄기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데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면서 일본 금융 시장이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차트(자료=Yahoo Finance)
특히, 지난해 20% 가까이 하락했던 엔화 가치는 지난 한달 새 3.3%나 뛰며 올해의 전반적인 엔화 강세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악화돼 지난해 아베노믹에 힘입어 살아났던 일본 내 소비심리는 다시 움츠러들 수 있다.
게다가 오는 4월 현행 5%인 일본 소비세가 8%로 올라가면서 소비 심리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카무라 도요아키 히타치제작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계 경제는 모두 연결돼있다"며 "최근의 신흥국 시장 불안이 일본 시장에 얼마나 더 큰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본 여론들은 그간 증시 상승과 엔저 기조가 경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정부 경제 개혁을 지지해왔다"며 "하지만 정부 구조 개혁 노력에 큰 진전이 없고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앞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노력도 엿보인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전일 "외부 불안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기는 여전히 회복 궤도에 올라 있고, 일본 경제 펀더멘털에도 변화가 없다"며 "외부 악재에 과민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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