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시와 롯데는 지하로 도로개설 하라!!"
잠실 신천동 3500여가구의 장미아파트 단지 내에는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지난달부터 내걸려 있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올림픽대로와 잠실대교 남단을 연결하는 지상 및 지하도로공사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지만 장미아파트 뒤쪽, 한강 변에 계획된 지상도로 구간이 문제가 됐다.
주민들은 단지 인근 지상도로 조성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상도로가 새로 생기면 주민편의시설과 녹지환경을 누릴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또 소음, 매연 등으로 생활환경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미아파트 주민 김모(52)씨는 "체육시설로 지정돼 공원을 조성해야 할 판인데 도로가 왜나는지 모르겠다"며 "차들이 달리는 소음에 시달리기는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장미아파트 단지 내 걸린 현수막. (사진=문정우기자)
반면, 서울시는 공사를 마냥 미룰 수 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지연되거나 연장될 경우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상당한데다 지하도로를 증설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잠실 장미아파트가 지하도로로 연장 될경우 320m정도 증설되는데 1m 당 1억원정도의 금액이 들어간다"며 "그렇게 되면 약 367억원정도의 금액이 추가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없던 도로가 생기는데 나타나는 불만을 이해한다. 민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이유로 공사를 미룰 수가 없어 시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의 민원은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송파구가 지하도로 반대목소리를 시에 전달하면서 같은해 9월 주민과 구청, 롯데그룹의 대표자들이 교통대책 등을 협의한 바 있다.
'올림픽대로 하부구간 미연결구간 도로공사'는 잠실역사거리의 교통혼잡을 완화시키기 위해 계획됐다. 그간 잠실역사거리는 상습정체구간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송파구에 따르면 이 공사는 제2롯데월드와 위례신도시 등 대규모 교통유발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계획된 사업이다. 잠실 동서축의 올림픽로와 올림픽대로의 교통량을 분산시켜 잠실역사거리의 교통혼잡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 공사는 두 구간으로 진행된다. 잠실주공 5단지~신천유수지를 1구간, 신천유수지~현대아산병원 올림픽로 43길로 나뉜다. 2~4차선도로로 조성되는데 1구간에 지하도로가 설치된다. 1구간은 총 1120m로 이 중 지하차도는 450m를 차지한다.
현재 이 공사와 관련해 시와 롯데그룹의 협의는 마무리 단계 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민원들을 고려하다보니 당초 계획보다 공사가 지연됐다. 이로 인해 추가된 비용부담 여부가 주요 협의 사항이다. 총 958억원의 공사비 중 롯데그룹의 분담금액을 480억원에서 596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3개 동이 올해 상반기 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물산은 저층부의 쇼핑몰 운영을 위해 시에 임시사용승인 허가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연 면적 165만㎡정도 규모로 200여개의 명품 매장 등을 갖춘 쇼핑몰이 들어선다.
이렇게 되면 롯데타워가 완공되기 전인 올해부터 잠실 차량통행이 늘어날 수 있다. 공사지연으로 그만큼 교통혼잡문제 해결 시간은 미뤄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를 포함한 인근 주민간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대로 하부구간 도로개선 계획. (자료제공=송파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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