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철강 수출, 왜 한국만 줄었나?
2014-02-19 17:01:25 2014-02-19 17:05:2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업계가 수출시장에서도 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들이 자국의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 조사를 강화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인 데다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단가마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철강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했고, 일본 또한 엔저를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철강 수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철강업계와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19일 한국철강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재 수출량은 3110만톤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철강재 수출량은 2010년 2488만1000톤, 2011년 2909만톤, 2012년 3243만톤으로 2012년 사상 처음 3000만톤을 돌파했지만 1년 만에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6234만톤으로 전년 5580만톤과 비교해 11.7% 증가했고, 일본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4306만9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중일 삼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수출량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계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주가 심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강종이 유정용 강관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정용 강관은 전체 생산량의 98%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연간 수출량이 80만톤에 달하며 시장점유율도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에서도 반덤핑 조사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강관업체들의 제소에 따라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국내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예비 판정 결과 ‘무혐의’로 결과가 나왔지만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약 10%의 관세만 부과되더라도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올 7월로 예정돼 있는 확정 판정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화 강세 현상도 지난해 국내 철강재 수출량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원/엔 환율이 10% 하락 시 국내 철강 수출물량은 3.9%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는 엔저 영향으로 일본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후판과 철근의 경우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원화강세는 일본 수출뿐만 아니라 철강재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악재로 작용한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서양 국가에 비해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중일 철강 수출 경쟁이 치열한 곳인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기술 수준이 비슷해 가격이 곧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롤마진 하락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올해는 원가절감 노력과 더불어 고부가 강종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업계가 수출시장에서도 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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