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부문 엽업이익만 놓고 봐도 전년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질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이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해외사업부의 선전 때문이다.
국내사업은 내수경기 침체로 장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반면 해외사업부는 매년 고속성장을 구가하며 휠라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휠라가 '해외서만 잘 나가는 브랜드'라는 딱지표를 달고 있는 이유다.
20일 업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여도는 지난 2012년 63%에서 지난해 56%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국내매출 비중이 더 높은 상황이다. 이는 곧 해외사업에만 의존해서는 전사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사업 부진에 대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일단 정상가 판매율이 낮다는 점을 들수 있다. 과도한 세일로 영업이익이 훼손되고 있다.백화점에서 할인 일수가 많아 지면서 자연스럽게 일반 가두점에서도 동시 할인판매에 나서며 '상시 세일'형태가 돼 버린 형국이다.
유통채널 구조 역시 수익성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진율이 적은 홈쇼핑 판매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많이 팔아도 남는게 별로 없는 장사를 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백화점 30%, 가두점 50%, 홈쇼핑 등 기타 채널 비중이 20%에서 최근 백화점 30%, 가두점 40%, 홈쇼핑 등 기타 채널 30%로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휠라 관계자는 "사실 업체 입장에서는 홈쇼핑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좋을 게 별로 없다"며 "마진율이 적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 개선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전에는 홈쇼핑이 재고정리나 스팟상품의 유통경로로 인식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신제품 등 메인제품을 판매하는 하나의 중요한 유통채널로 활용되고 있다"며 "휠라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 역시 홈쇼핑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회사는 구조적인 개선 없이는 국내 실적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양한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는 판매 수수료가 높아 마진율이 떨어지는 홈쇼핑 채널보다 마진율이 높은 가두점 판매율 향상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주요 유통채널로 급부상한 아웃렛도 기존 유통채널보다 판매 수수료가 낮다는 점을 활용해 재고소진을 위한 창구로 계속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휠라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사업과 해외사업 사이의 불균형을 줄여 나가는 것이 하나의 큰 과제"라며 "국내에서 의미 있는 실적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수익성 좋은 사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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