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서울 중구 계동 00식당. 주변 직당인들이 퇴근 후 한잔씩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여느 술자리와 다를 바 없는 분위기 속, 눈에 띄는 소주병이 보인다. 한두병 씩 보이는 소주병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아니다. 그렇다고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학의 '좋은데이'도 아니다.
바로 소주의 대명사로 불렸던 '진로골드'다. 빨강 두꺼비 '진로골드'가 저도주의 인기 속에서도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며, 애주가들을 흥겹게 만들어 주고 있다.
25일
하이트진로(000080)에 따르면 진로골드는 최근 국내 소주시장 저알코올 추세로 인해 다른 소주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25도의 소주지만 마니아 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판매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2004년 연간 8만4000상자(1상자=360ml*30본입)에 불과했던 진로골드의 출고량은 2012년 17만3000상자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 출고량은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2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하이트진로는 추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전체 소주 출고량(5500만 상자)의 0.3%에 불과하고, 출고가(참이슬 946원/진로골드 1045.87원)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정통 소주의 맛이 살아있어 '과거의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찾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별히 마케팅을 강화하지도 않았는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열풍에 따른 소비자들의 관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진로골드의 조상은 1924년 처음 출시된 '진로'다. 당시에는 30도의 소주가 대중적인 알코올 도수였다. 50여년이 지난 1974년 25도로 낮춰 리뉴얼 출시됐고 1993년 프리미엄 급인 '진로골드'로 재탄생 됐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로골드'는 알코올 도수 25%를 유지하며 한국 소주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변화는 있었다. 2012년 5월에는 진로골드의 상표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병뚜껑과 병 색깔을 지금과 동일하게 '투명'에서 '초록'으로 바꿨다. 하지만 맛의 변화는 없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통적인 '진로(眞露)' 한자 로고체와 트레이드 마크인 두꺼비를 부각시켜 1924년 탄생된 국내 최고(崔古)의 소주로서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진로골드가 1924년 탄생해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한 한국 소주역사의 정통의 맥을 이어온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현재 진로골드의 99%는 전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1%만이 술집과 식당 등에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진짜 '마니아 전통 소주'로 불리고 있는 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통 소주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적은 양이지만 지속적으로 출시 하고 원하는 곳이 있다면 납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도수 25의 전통 소주인 '진로골드'는 저도주의 인기속에서도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며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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