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협동조합, 중장년 일자리 문제 대안될까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축'..주인의식 갖고 힘합치니 시너지 높아
2014-02-26 17:19:37 2014-02-26 17:23:41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지난해 5월 결성된 '한지로드협동조합'. 한지그림, 한지수의, 한지공예, 닥종이 인형, 한지끈, 종이접기 등 한지 관련 공방 또는 사업장을 운영 중인 15명이 뜻을 모았다. 조합원 모두 50대 이상으로 구성됐다. 조합은 소상공인진흥원의 '협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원을 받아 개인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운 8000만원 상당의 공동장비를 구매, 한지 제품화 작업에 한창이다.
 
성기용 한지로드협동조합 대표는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주인의식을 갖고 힘을 합치니 개인으로는 어려움을 겪던 제품화, 유통과정 확보에 시너지가 난다"며 "적은 출자금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지로드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지로드협동조합)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1년 만에 3600개에 육박하는 협동조합이 설립되는 등 양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년새 3600개..양적 성장세 두드러져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3597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일반협동조합이 3459개, 사회적협동조합 122개, 일반협동조합 연합회 15개, 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 1개 등이다.
 
◇협동조합 설립현황(2014년 1월31일 기준, 표=기획재정부)
 
지난해 발표된 '협동조합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살펴보면 협동조합 이사장은 전문대졸 이상(78.7%), 50대(39.8%), 남성(79.1%), 중소기업 출신(26.9%)이 많았다. 조합원은 40~50대 자영업자가 다수를 이뤘다. 조합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 40%, 50대 32.5%, 30대 15.6%, 60대 이상 12.3% 순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들이 퇴직 후 협동조합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협동조합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대전화원협동조합, 서구맛빵협동조합,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 완주한우협동조합, 울산서점협동조합, 소셜마케팅협동조합 등이 그 예다. 사회적협동조합도우누리,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자바르떼 등으로 사회적협동조합도 다양하다.
 
◇질적 육성이 '관건'.."지역 벗어나 연대 활성화돼야"
 
협동조합 임직원의 평균 급여는 114만~177만원이다. 중소기업 평균임금에 못미치지만 소상공인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또 정부에서 시행 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이 시장형 일자리를 못 만들어 내고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공익형 일자리에 그친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은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은 열악한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협동조합의 양정 성장세는 빠른 추세로 비즈니스모델로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고, 소상공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모여 자립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 등 일자리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협동조합 설립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관건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는데 있다. 협동조합끼리 연대가 활성화 돼 협동조합연합회와 같은 2차적인 협동조합의 틀을 마련해 사업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반협동조합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3600여개 협동조합 가운데 일반협동조합이 96.2%를 차지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122개에 불과하다.
 
아직 협동조합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간지원기관이 전국에 걸쳐 15개에 그친다. 한 기관이 240여개의 협동조합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협동조합 연대가 활성화돼 사업범위와 유통망을 넓혀나가야 한다"며 "협동조합의 정신과 문화를 알고 직접 경험한 전문가들도 다양하게 육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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