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신년 국정운영 구상의 핵심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열린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작심한 듯 연설의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했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해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대비하겠다는 언급만 있었을 뿐 사실상 주요 현안은 모두 배제됐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내세운 핵심 공약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연설을 통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기대했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더불어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재판 중인 사항"이라며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국정 운영에 있어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자세로 손수 모든 것을 관장하는 박 대통령은 불리한 현안에는 '나 몰라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위조 사건' 역시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중국 공문서가 허위로 밝혀짐에 따라 검찰과 국정원의 수사 문제는 물론 대중 외교전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임에도 거론조차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News1
이러한 박 대통령의 반쪽자리 불통 행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 초기를 연상케 한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집권한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전경련 등 대기업 회장단과의 만남을 이어갈 뿐 사회적 약자·소수자 특히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그룹과는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더불어 광우병 파동 당시에는 이른바 '명박산성'으로 대표되는 '불통 모드'로 정부의 입장과 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철저히 봉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집권 초기부터 이어져온 측근·친인척 비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정권 말기에 이르자 마지못해 사과하는 행태를 보였다.
아울러 지난 정권을 뒤흔들었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한편 이 전 대통령도 치적 홍보에는 열을 올렸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4대강 사업'을 비롯 'G-20 개최',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주요 국정 성과나 결과에 대해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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