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지난해 애플을 시작으로 올해 인텔, 퀄컴, 미디어텍 등이 64비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줄줄이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삼성전자(005930)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단 늦어도 연내에는 64비트 모바일 AP를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고, 제품에 적용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초 삼성전자는 'MWC 2014'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인피니티'를 발표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과 달리 지난해 발표한 '엑시노스 5420'을 소폭 개선시킨 '엑시노스 5422'를 공개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올 들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잇달아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시장 1위인 퀄컴에 대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퀄컴이 독점하고 있던 LTE 모뎀칩 공급업체가 다양화되면서 통합 칩 시장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아톰' 시리즈로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인텔은 이번 MWC에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를 지원하는 64비트 아톰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코드명 메리필드(Merrifield)로 알려진 'Z3480'이 주인공.
차세대 64비트 아톰 프로세서인 '무어필드(Moorefield)'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무어필드는 2.3GHz 구동속도를 지니고 있는 프로세서로 올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해당 제품들이 퀄컴, 애플 칩과 비교해 절대 성능, 배터리 지속시간, 64비트 대응 능력이 우수하다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며 시장의 관심을 환기했다.
◇인텔의 64비트 프로세서가 적용된 태블릿PC,(사진=인텔)
대만의 미디어텍도 64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LTE 통합칩 'MT6732'로 코어텍스 A53 아키텍처 기반에 1.5GHz의 구동속도를 지니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말리 T760이 탑재됐으며 모뎀칩이 통합됐다. 다운로드 최대 150Mbps, 업로드 최대 50Mbps를 지원한다.
칩셋 시장의 절대강자인 퀄컴도 MWC에서 새로운 64비트 칩셋인 '스냅드래곤 615'와 '스냅드래곤 610'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공개한 64비트 칩셋 '스냅드래곤 410'의 후속작으로, 저가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특히 지난 2012년 CES에서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옥타코어에 대해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등 '옥타코어 무용론'을 제기했던 기조를 거스르고 이번에 공개한 스냅드래곤 615에는 옥타코어 시스템을 전격 적용했다.
이처럼 64비트 프로세서가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운영체제다.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32비트 시스템이며, 64비트 적용에 대해서도 명확한 계획을 밝힌 바 없다. 삼성전자가 당장 64비트 AP 출시를 서두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 낸드플래시, 운영체제(OS)가 한꺼번에 올라와야 64비트 시스템의 효용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AP 양산이 늦어서 바틀넥(bottleneck·병목현상)이 발생하게 될 확률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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