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유로존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5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IGE/KITA GLobal Trade Forum에 참석한 칼-하인츠 파케(Karl-Heinz Paqué) 독일 막데부르크대 교수(사진)는 '유럽경제, 살아날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마친 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세계경제연구원)
또한 파케 교수는 "유로존 각각 나라들이 처한 상황이 일본과 다른 만큼 일본식 디플레이션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는 6일 열릴 유럽중앙은행(ECB) 금융통화정책 회의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통화정책도 충분히 느슨하고 추가 부양책을 펼쳐야 하는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서도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유로존에 경제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전쟁이 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파케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유럽의 리더들은 유로존 경제에 디플레이션은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경제 지표들은 유럽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알려준다. 유럽이 정말 디플레이션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가? 유럽에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나?
▲우선 일본식의 디플레이션이 올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본이 경기 침체를 겪었던 기간에 물가 상승률이 거의 0%였다. 유로존에 이러한 전반적인 슬럼프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이 겪는 상황이 일본과 다르기 때문인데 특히 유럽은 각 나라들의 특성이 다르고 각 나라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은 피해야만 하는 것이지만 현재의 물가 상승률을 놓고 디플레이션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만약 0% 가까이 내려간다면 그때 생각이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말했던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유럽 중앙은행의 의견에 동의한다. 물론 ECB가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전반적인 경제 판단에 동의한다. 유럽 내에서 경기순환적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고 유럽 전반적으로 많은 부문에서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럽 경기는 작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도 나을 것이다.
-오는 6일 금융 통화정책 회의에서 ECB가 추가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ECB가 올해나 내년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낮출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함부로 추측을 하긴 어렵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선 현재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느슨하고 또한 말했듯이 유로존 경제도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 부양책을 펼쳐야 하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아마 적은 범위에서 약간 수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 순환적 회복을 고려했을 때 드라기 총재가 큰 변화를 시도할 일은 없다고 본다.
-높은 실업률은 유로존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혀 왔다. 현재 유로존 실업률은 1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실업률을 내릴만한 노동시장 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다. 말한 것처럼 실업률 문제는 물론 유로존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몇몇 나라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50%에 달하기도 하는데, 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불가능하게 하는 수치다. 불행히도 이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고 아주 장기간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나는 만약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은 국가들이 제조업 기반을 다진다면 실업 문제가 나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식 집약적인 방향으로 제조업 기반을 다진다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실업률 문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일랜드가 구제 금융을 빠르게 벗어난 것도 제조업 기반이 탄탄했기 때문인데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아주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다. 2~3년 안에 쉽게 해결되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한때 '유럽의 병자'라고 불렸던 독일이 이제 유로존의 큰형님으로 유럽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새로운 유럽의 병자라고 불릴 정도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올해 이런 양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가?
▲현재 독일의 경제 상태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 견고함이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현재 독일의 국내 정치 상황이 다소 비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프랑스에 대해서는, 나는 프랑스가 현재 '위기'에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진짜 위기를 겪는 나라들은 포르투갈과 그리스와 같은 나라들이다. 다만 프랑스는 잠재 성장률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잘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기업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고 그리고 정치적 개혁 또한 시급하다.
-신흥국 위기, 미국의 테이퍼링, 디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등 많은 대내외 악재들 중 현재 유럽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유럽 경제에 드라마틱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우크라이나 문제는 지정학적인 문제지 경제적인 문제는 아니다. 만약에 전쟁이 일어나거나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유럽 경제에 아주 큰 타격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신흥국 위기도 유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를 지켜보면 늘 순환을 도는데 신흥국 경기도 단지 안 좋았던 사이클을 돌았던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가지 변수는 있다. 바로 터키다. 터키는 그리스와 특히 무역에서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만약 터키 경제가 흔들린다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가 회복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도 낮다고 본다.
아마 위에 언급한 문제들 중에서는 유로존 내 문제인 디플레이션과 고실업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유로존의 문제를 하나의 통합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나라별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독일의 노동법이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스페인에서 독일식의 개혁을 주장할 수는 없다. 각 국가별로 진행해야 하는 개혁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개혁 패키지를 다 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각 나라의 특성들을 잘 고려해야 하겠다.
◇칼-하인츠 파케(Karl-Heinz Paqué)
▲現 독일 막데부르크대 경제·경영학장 ▲前 독일 작센안할트 Sachsen-Anhalt 주 재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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