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광역시장 출마를 위해 5일 안전행정부 장관직을 사퇴한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에게 지지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이 '선거개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유 의원의 사의 표명을 보고 받은 자리에서 "인천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며 "결단을 했으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유 의원이 전한 바 있다.
노웅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국의 선거관리 공무원들과 안행부 공무원 전원에게 여권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관권선거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도 "박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발언에 대해 즉각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 사무총장은 아울러 "지방선거관리의 주무장관이라 할 수 있는 안행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은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을 뛰어넘어 청와대와의 교감에 의한 '하명 출마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법률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News1
이에 앞서 박광온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 사실상의 지지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이자 공무원의 선거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겉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선거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발언 탓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주도로 탄핵소추 됐던 일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 발언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박 대변인은 또 "선거 주무장관을 사퇴시켜 광역시장 후보로 내보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방선거를 관권선거로 치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문병호 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주무장관의 선거 출마를 말려도 모자를 판에 대통령이 직접 출마를 지지하는 발언까지 한 것은 박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경솔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 중립 확보를 위한 '중립 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유정복 의원에게도 "상식에 어긋나는 인천시장 출마를 단념하고, 근신의 시간을 가지라"고 촉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