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제대국?..프랑스, 올해도 희망 안 보이나
2014-03-11 11:41:39 2014-03-11 11:45:54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프랑스가 독일에 이어 유로존의 제2경제대국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도 오래 전 이야기다.
 
현재 프랑스의 제조업 경기는 2년 넘게 위축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고, 실업률은 10% 이하로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기업들은 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생산 라인을 조정하고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에 희망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대기업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기업 대부분은 올해 경제가 더 나빠질 것도, 더 좋아질 것도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이나 영국, 심지어 유로존 위험국이었던 아일랜드 조차도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노동비용 절감이나 공공지출 삭감 등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 지난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성장세가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의 성장률 0.3%에서 하향 조정된 결과다. 
 
지난 1월 산업생산 역시 전월대비 0.2% 감소해,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같은 달 개인 소비지출도 예상 밖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전체 소비지출은 2% 줄었다. 이는 2년만의 최대 감소세다.
 
◇프랑스 산업생산 변동 추이(자료=y차트)
 
이에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 오샹그룹의 자비에르 데 메즈락 재무담당자는 "우리는 이 위기에서 빠져나가기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이 환경에 익숙해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며 "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제조기업 르노와 푸조-시트로엥도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르노는 지난해 수출 판매 증가로 호재를 맞았지만, 수요 둔화 우려에 임금을 삭감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건설경기 역시 올해 극심한 침체가 예상된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으로 공공부문의 건설수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표 건설사 빈치와 에파주의 국내 매출 대부분은 공공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36억유로 규모의 민관 합작 고속도로 건설 공사 수주가 올해 희망으로 남아있지만, 이 역시도 이달 지방선거 때문에 당분간은 중단될 예정이다.
 
자비에르 휠라드 빈치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몇 개월 또는 몇 년 안에 큰 프로젝트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며 "그나마 프랑스 정부가 우리의 마지막 계약 상대일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에 올해 프랑스의 신규 주택의 판매는 10~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가격은 지난해 2% 하락한 데 이어 올해 3% 추가 하락이 전망된다.
 
주식시장 역시 프랑스 CAC지수가 독일 DAX지수의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신흥국 위기에 따른 신흥 시장 매도 물량이 프랑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나 실적 부진에도 프랑스의 자동차 기업이나 건설사, 통신사 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16~24%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