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개 대포통장 금융사기 악용..당국, 정밀 실태점검
새마을금고·우체국 발급비중 급증..안행부와 공조강화
2014-03-12 12:00:00 2014-03-12 12:00:0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출을 빙자한 사기에 이용돼 지급정지된 대포통장이 모두 5만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의 대포통장 발급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의 발급비중은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향후 업무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정밀 실태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융범죄의 '숙주'로 이용되고 있는 대포통장은 연간 5만개 이상이 시중에 유통돼 피싱·대출사기에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회사별로는 농협회원조합이 43.4%(2만1456건), 농협은행 22.7%(1만1242건)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영업점이 많아 내부통제 강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3분기에 다소 비중이 줄었지만 4분기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고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이 금융권 전반의 대포통장 발급억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대포통장 발급비중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반면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의 발급비중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에서 발급된 대포통장 비중은 8.6%, 14.9%에 달하며 전 기간과 비교했을 때 6.2%포인트(p), 13.4%p 증가했다.
 
◇지난해 상·하반기 대포통장 발급처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자 대포통장 주요발급처가 2금융권으로 이동해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은 안전행정부 소관이라 유관 부처와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피해사례와 모니터링 대상 유형을 발굴·수집하고 10개 유형과 90개의 사례에 달하는 '의심거래 유형'을 마련해 각 은행에 통보했다.
 
이는 계좌 개설절차를 ▲거래신청서 접수 ▲실명확인 ▲전산등록 ▲발행·교부로 구분해 은행에서 계좌개설 시 주요 의심사례 등을 유형별로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앙현근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대포통장 발급비중이 높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정밀 실태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관련법규에 따른 엄정제재를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은행권 중 유일하게 대포통장 발급 비중이 높아진 우리은행에 대해서도 실태점검에 착수한다.
 
양 선임국장은 "은행연합의 '대포통장 모니터링 시스템'이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활용실적이 미흡하다"며 "이 시스템을 통한 피해사례 등의 공유나 활용도 적극 지도할 것"이라고 강조헀다.
 
◇의심고객 계좌개설 시 업무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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