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 기자] 3000억원대 대출사기사건에 자사직원이 연루된 KT ENS가 신뢰도 추락에 유동성 위기까지 겪게 되자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KT ENS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가진 'KT ENS 기업회생절차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직원이 연루되고 협력사가 주도한 금융대출사기사건으로 금융권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석 KT ENS 대표이사는 "오는 12일 도래하는 기업어음(CP) 491억원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주관사가 보증을 선 KT ENS에 상환 요청을 했다"면서 "KT ENS는 현재 상환할 자금여력이 없는 상황으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불가피하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CP는 루마니아 태양관사업자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된 것으로, 1차 책임자인 SPC(특수목적법인)이 상환할 수 없을 경우 지급보증을 하고 있는 KT ENS에 상환을 요청하게 된다.
KT ENS는 지난달에도 이미 한차례 CP 상환요청을 받으면서 453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금 여력이 전무한 상태라고 강석 대표는 설명했다.
◇강석 KT ENS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강 대표는 "주관사를 통해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고자 노력했고, 모회사인 KT에도 투자자 유치 지원을 요청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협력사와 투자자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자구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KT ENS의 지난 2012년 매출액은 5006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 당기순이익 46억원으로 KT 계열사 중 실적이 상위권에 속한다.
KT ENS는 "이번에 문제가 된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 역시 사업성을 인정받은 PF로 현재 태양광 설비 구축을 완료한 상태"라며 "향후 2~3년 이후부터 매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업 정상화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대출사기 피해은행들은 '뒷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법원이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모든 채권이 동결됨에 따라 사기대출 피해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이날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은 사기대출 책임을 피하려는 회사측 꼼수'라고 지적하고 이와는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