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릭스 마케팅담당자가 말하는 구단 생존방법
2014-03-13 08:29:40 2014-03-13 08:34:53
◇뉴스토마토는 지난 7일 오후 오릭스 버팔로스의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모리카와 히데키(森川 秀樹) 부장과 해외언론 최초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오사카(일본)=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시즌까지 '빅보이' 이대호(32)의 소속 구단이던 오릭스 버팔로스는 12개인 일본 프로야구 구단 중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 구단으로 꼽힌다. 창단 이래 소유주는 물론 구단명도 자주 바뀌었고, 같은 간사이권역 내에 한신 타이거즈란 인기 야구단이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걱정해야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구단과 비교한다면 관객의 수나 열기 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7일 오후 오릭스 버팔로스의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모리카와 히데키(森川 秀樹) 부장과 해외언론 최초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리카와 부장은 지역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구단이 어떻게 마케팅을 펼쳐야 할지에 대해 다각도로 연구하고 노력 중이었다. 
  
다음은 모리카와 부장과의 인터뷰 전문.
 
◇오릭스 버팔로스의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모리카와 히데키 부장이 오릭스의 이벤트(위)와 도시락 상품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한신의 인기를 넘기 위한 '찾아가는' 경기 진행
 
-오릭스의 구단 마케팅 목표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오릭스 버팔로스)의 홈 지역은 오사카와 고베다. 지금 쓰고 있는 교세라 오사카 돔은 물론 과거 홈으로 쓰던 호토모토필드에도 경기 배정을 한다. 지역 밀착에 대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이다. 오사카에서 고베는 먼 거리가 아니다. 고베를 포함한 효고현 팬들도 함께 하면서 오사카부 지역도 곧장 정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릭스는 오사카와 고베가 연고인 팀이지만, 오사카의 특성상 '간사이'라고 불리는 지역까지 연고를 삼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 오릭스 구단의 마케팅 범위는 현재 어느 지역까지로 삼고 있나.
 
▲오사카를 중점으로 반경 2시간(일반 교통) 정도 걸리는 거리다. 히메지에도 적잖고 교토에도 팬들이 있다.
 
-멀지는 않지만 연고를 이전한 팀이다. 고베팬의 유지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현재 고베의 호토모토필드는 구단의 서브 구장이다. 하지만 서브 구장의 경기 비중이 2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또한 여기(교세라 돔 오사카)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이벤트를 많이 진행한다.
 
-'여기(교세라 돔 오사카)서는 진행이 어려운 이벤트'라면?
 
▲우선 야외 구장이기에 그라운드 정비시간에 불꽃을 쏘며 흥을 돋운다. 역에서 내려 야구장까지 향하는 길이 공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먹거리 매장을 유치하고 무대를 마련해 봉오도리(다같이 전통 춤 추는 일본의 놀이 문화) 행사 진행도 자주 함께 한다. 야구 경기가 열릴 때를 지역의 작은 축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야구장에 지역 주민들을 유치하고 야구장에 오는 사람들을 팬으로 만든다. 참고로 이러한 이벤트는 고베에서만 가능하다. 여기(교세라 돔 오사카)에선 도로가 인접해 공간 확보가 되지 않는다.
 
-시범경기 일정표를 보면 히메지에서 하는 경기가 보인다. 히메지 경기는 자주 열리나.
 
▲히메지는 원래 프로야구를 하는 야구장이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보수공사를 했다. 프로야구도 가능한 시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공사 이후 첫 기념 경기로 서비스 경기처럼 히메지 시가 요청해 열게 됐다. 올해는 정규 경기 일정은 잡지 않고 있다.
 
-오릭스가 한신보다 팬이 적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극복을 위한 나름의 전략이 있다면.
 
▲이벤트를 매 게임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으며 실행하는 팀은 오릭스가 유일하다. 잡지에도 '오릭스 버팔로스를 즐기는 법', '오릭스 돔을 즐기는 법' 등이 게재되게 많은 노력을 해왔다. 선수들이 식품을 직접 만들고 자기들의 이름을 붙이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도시락 메뉴도 일본의 다른 구단에 비해 굉장히 세부적이다. 올때마다 먹는 재미가 있고 보는 재미도 있다. 올해 메뉴는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으며 현재 메뉴 구성 중이다. (기자는 올해 준비 중인 도시락 메뉴 가안을 살필 수 있었다. '꼼꼼한' 구성이 엿보였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홈야구장인 교세라 돔 오사카의 입구. (사진=이준혁 기자)
 
◇"이대호 마케팅은 성공적, 현재 중점을 두는 것은 돔구장 투어"
 
-이대호가 소프트뱅크로 이적하게 됐다. 그래서 물어보기 조심스럽지만 마케팅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싶다. 이대호와 관련해서 어떤 마케팅을 그간 진행했나. 이대호의 영입과 이와 관련된 마케팅이 오릭스 마케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고 보나.
 
▲TV 중계권 판매도 잘 됐고,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한국인 및 한국계 일본인)들이 많아 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관련 마케팅을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대호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현재 오릭스의 주된 '구단 상품'은 어떤 것인가.
 
▲선수 유니홈과 타올 등의 의류가 인기가 많고 키홀더 등의 악세사리도 많이 찾는다. 프리미엄 의류도 존재한다. 여성 팬도 매우 많이 찾는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도 진행 중인가.
 
▲물론이다. 한국 야구처럼 일본 야구도 여성 팬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당연히 해야 하는 마케팅이고 오릭스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를 진행 중이다.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일본에는 현재 돔구장이 많다. 오릭스는 야구장 투어 상품이 활성화된 것으로 아는데 외국인이 이 상품을 잘 활용하나.
 
▲많은 외국인들이 온다. 일본인 투어 또한 적지 않다. 
 
-야구장 투어가 처음부터 다양한 컨셉트로 시작됐나.
 
▲아니다. 옛날에는 야구장 투어는 시설을 둘러보는 방식이었는데, 일반 팬들은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한번 왔던 사람은 오지 않는 상품이 됐다. 그래서 지금은 연습 견학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고 야구장 투어 상품을 상당히 세분화했다. 
 
상품을 세분화한 이유는 정말 손님들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투어를 고르도록 선택권을 손님에게 돌려주기 위함이다. 아무래도 팀 연습 견학이 가능한 상품 중 하나라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기있는 상품은 대부분 연습 견학이 포함된 것들이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한마디.
 
▲이제 이대호 선수는 없지만 좋은 관람 환경과 여러가지 즐길 거리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방문을 바란다. 한국 야구 팬들도 보기 불편하지 않을 야구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감사하다.
 
◇교세라 돔 오사카 곳곳에 위치한 이동식 구단 상품 카트. (사진=이준혁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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