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협, 협상 재개..쟁점과 변수
2014-03-14 17:38:09 2014-03-14 18:09:10
[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14일부터 원격진료 도입과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 의료수가 개선 등 쟁점 현안들을 놓고 본격적인 재협상에 돌입했다.
 
정부와 의협 간 갈등의 주원인이던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선 시범사업 시행 쪽으로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합의점 도출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건강보험제도 개선과 수가 인상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의협은 그동안 원격의료 관련 법안을 입법 강행하기 이전에 시범사업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정부는 먼저 입법화한 뒤 시범사업을 하겠다며 첨예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러다 지난 10일 의료계 총파업에 직면하면서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담화문을 통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의협 요구를 수용했다. 때문에 이번 재협상에서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진행방식이나 기간 등 정부의 확실한 약속이 담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빅5 대형병원을 포함한 전국 전공의들이 24일부터 6일간 총파업에 전면 가세키로 하면서 꺼진 듯한 투쟁 전선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정부로서는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경우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데다, 오는 6월 지방선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제도 및 의료수가 개선 등에 대해서는 한계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그간 줄기차게 “수가를 얼마 더 받겠다고 하는 파업이 아니다”고 밝혀 왔지만 의사들의 가장 큰 불만이 수가에 있는 만큼 이를 빼고 협상에 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의협이 개선안의 하나로 내세우는 보건부 독립이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변경 부분은 정부 측에서 쉽게 내주기 어려운 제안이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앞서 원격의료 도입에 있어 선 시범사업 시행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한 만큼 추가적인 양보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회의적 시선이 많다. 다만 수가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도 협의할 자세를 내비친 만큼 일정부분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24일 2차 파업을 통해 동네의원이 문을 닫고, 전공의가 대거 파업에 참여한다고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냉철한 전략을 주문했다.
 
정부와 의협은 오는 24일로 예고된 2차 의료계 총파업 직전까지 대화에 나선다. 결과물이 도출될 때까지 내용과 모임장소, 일시 등 모든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측디 14일부터 20일까지 수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갈 예정인 가운데, 의정 합의에 대한 의협의 투표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노환규 회장은 이에 대해 “정부와의 대화는 이번주 일요일까지는 끝내려고 한다”며 “일체 비공개로 보완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격진료 등 쟁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마지노선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협상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 “정부와 논의를 더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협상 내용은 전공의들도 수용해야 할 부분"이라며 "24일로 예고된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반반”이라고 덧붙였다. 시한폭탄의 시계는 지금도 돌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월4일 서울 충무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의료발전협의회 2차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이경화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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