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총 662개사의 주주총회가 일제히 열리는 21일은 14일에 이어 '2차 슈퍼 주총데이'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주주들이 한 자리에 모인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 외에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와 관련된 승인안건 등이 처리된다.
삼성전자가 제4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보수 한도액을 4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인상한 것도 주총에서의 결의를 바탕으로 한다. 늘어난 부분은 장기성과보수 부분으로, 삼성전자는 3년에 걸쳐 지급하는 지급률을 다르게 책정한다.
그런데 주주총회에서 보수한도액에 대한 결의가 없었다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이사들에게는 보수청구권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이사의 보수청구권 행사는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보수를 책정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보수를 정하도록 규정했다. 실제로는 정관으로 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삼성전자 제45기 정기 주주총회(사진=삼성전자)
판례는 과거에 '정관이나 주주총희 결의가 없더라도 주주총희 결의로 상무이사로 선임됐다면 보수지급의 특약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보수를 정한다는 원칙을 유연하게 해석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시적인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가 없는 경우 바로 이사의 보수청구권을 부정하는 등 엄격한 해석으로 선회하고 있다.
2012년 10월 대법원은 최모씨가 G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보수를 회사 대주주가 정하는 대로 지급해 왔다는 사정만으로 이사 보수에 관한 주총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1인 회사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결의 없이 1인 주주의 승인만으로 회사에 대한 구속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석, 주주총회 결의를 흠결한 임원에 대한 보수지급 청구권이 유효하다고 판결한 사례도 있다. 또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보수결정의 권한을 이사회로 위임할 경우에는 합리적인 한계나 기준을 설정해 위임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주총회에서 보수한도액이 결의되지 않으면 이사는 급여를 받지 못할까.
법무법인 화인의 김도경 변호사는 "이사의 회사내 역할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사는 단순히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결의에 참여하는 것만 아니라 임원을 겸하면서 일정한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경우 이사는 회사의 위임이 아니라 고용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사의 보수와 구별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며 "실제로 이사가 높은 보수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보수가 아닌 임원으로서의 임금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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