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최근 중국 위안화 하락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망에 대한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위안화 기준 환율 추이(자료=인민은행)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장중 6.2334위안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인민은행이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종전의 1%에서 2%로 확대한 이후 위안화 가치가 약세 흐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일일 움직임을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매일 고시하는 환율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 안에서 거래를 제한하는 환율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중국 시장에서 오랜 시간 위안화 강세에 배팅한 핫머니의 유입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다리우츠 코왈츠크 크레디트아그리꼴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투기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위안화 환율에 불확실성을 도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며 "이들은 더 이상 한 방향에만 치우친 위안화 배팅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30위안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환헤지 파생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다시 위안화를 매각하기 시작하면서 약세 흐름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 기업들은 위안화 상승 시 수익이 극대화되는 파생 상품에 대거 투자해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당 6.20위안은 중국 구조화 금융 상품의 수 십억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경계선"이라며 "위안화 환율은 현재 위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와 기업들의 잇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위안화 약세 전망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연이어 악화된 결과를 나타내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6%에서 7.3%로 낮추기도 했다.
반면 최근 잇따른 대규모 매도 움직임으로 위안화 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리우츠 코왈츠크는 "최근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쏟아져 위안화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미 위안화 가치는 충분히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중국은 현재 대규모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연말 달러·위안화 환율은 6.00위안까지 내려갈 것(위안화 가치 상승)"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수출 촉진을 위해 위안화 절하를 원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일축한 것이다.
리우 동리안 중국 초상은행 애널리스트도 "위안화 가치가 일일 하락 제한폭까지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인민은행이 다시 개입에 나설 것"이라며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발표되는 중국 금융 당국의 정책 성명 중 흥미로운 첫 문장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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