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고강도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국회의원의 입법을 통해 규제가 양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규제를 개혁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막겠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66조 4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101조) 속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분담해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유지시킴으로써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은 3권분립에 입각한 민주공화국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의원 입법을 통한 규제 신설 억제를 언급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아무리 원수를 쳐부수고 싶고, 암덩어리를 수술하고 싶더라도 정부가 국회의 활동을 제약하겠다는 것은 초헌법적 발상이다.
공약 파기가 유행이라지만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겠다던 약속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규제개혁도 좋으나 의원의 입법권은 박 대통령이 구상한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전횡이 3권분립의 정신마저 흔들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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