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업계 하위권에서 선두로..지난 3년간 무슨 일이?
2014-03-21 17:15:01 2014-03-21 17:19:0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트래픽과 거래액 모두 선두를 달리며 급격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업계 하위에 머물며 별다른 활약이 없던 터였다. 그렇다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환골탈태한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하반기, 위메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투자축소와 경영진 물갈이 및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추가로 경쟁사 티켓몬스터와 쿠팡은 대규모 자금유입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었으니 조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은 당연했다.
 
박유진 홍보실장은 “시장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오너인 허민 창업자의 재력에 기대면서 안일한 업무자세를 갖는 직원들이 많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이 시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술회했다. 이는 사업 초기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딜을 전부 매진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 위메프 구사옥 입구 (사진제공=위메프)
 
내부적으로 시장에 대한 판단도 유보한 상태였다. 과연 소셜커머스 사업모델과 마케팅 경쟁이 지속 가능한 모델이냐는 의구심이 든 것이다. 결국 위메프는 수익성 개선에 힘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선회했고 지속적으로 상황을 관망하는 보수적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인수사 ‘슈거딜’ 출신의 박은상 대표의 합류와 회사를 살리자는 직원들의 염원으로 분위기는 바뀌었다. 그리고 반등의 조짐이 나타났다.
 
박 대표는 어떻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적립금 제도였다. 어차피 회사를 알리는 데 돈을 쓴다면 휘발성 강한 광고마케팅이 아닌 실질적으로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자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체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우선 기술 분야에 적극 투자해 모바일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쇼핑 동기화 등 새로운 기능을 속속 선보였고, 대형 상품공급자들과 독점계약을 추진함으로써 양질의 딜을 마련했다.
 
◇ 위메프 전체회의 (사진제공=위메프)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3년 2월 온라인 리서치기관인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2월 순방문자수 592만명을 기록, 티켓몬스터(556만명)를 따라잡았다. 이로써 하위업체였던 위메프는 상위업체들과 어깨를 겨루게 됐다.
 
또 하나 내부적인 변화로서 앞으로 비전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기존 사업자들의 성장정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 틈을 파고들면 단순 소셜커머스가 아닌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위메프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추가 적립금 제도, 무료배송 정책, 대규모 TV 및 포털 광고 등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를 내놓은 것이다. “티켓몬스터와 쿠팡은 일찌감치 돈을 썼다면 우리는 아껴놓았다가 이제 쓴다”는 게 위메프측의 설명이다.
 
◇ 위메프 TV광고 (사진제공=위메프)
 
성과는 화려했다. 12월 월간 거래액 1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3개월간 순방문자수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경쟁사조차 위메프의 약진을 인정하고 있으며 인터넷업계 인재들이 몰리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소셜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티켓몬스터가 ‘소셜커머스 원조’라 할 수 있는 그루폰에 인수되면서 다시 한번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쿠팡 또한 다양한 대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위메프는 현 상승세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 따로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내실강화에 힘쓰면 자연스레 성과는 따라온다는 입장이다. 이는 1위 자리는 얻고 싶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며 고객이 준다는 믿음에 기인한다.
 
박 실장은 “오픈마켓 사업자 이베이와 기존 오프라인 회사인 CJ를 넘어 '한국형 아마존'으로서 유통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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