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화해? 루비콘강 건넜다..배임여부 지켜보겠다"
"경영 잘못해 부실 키워놓고 지금 와서 사내이사?" 경영권 퇴진 주장
2014-03-25 09:31:19 2014-03-25 09:36:08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금호석유화학)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화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박삼구 회장의 배임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3월 석유화학 사장단 조찬 간담회' 직후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형인 박삼구 회장의 "배임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각할 시 발생하는 손실을 아시아나항공이 떠안게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금호산업 지분 매각 방식과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대표 선임안에 대해서도 "27일 열리는 아시아나 주주총회에서 직접 반대표를 던질지 변호사와 상의해 오늘 오전 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의 예고로 읽힌다.
 
박 회장은 "형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잘못해서 부실을 키워놓고, 지금 와서 사내이사로 복귀하는 것은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주주를 위한 길"이라고 말해, 사실상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퇴진을 주장했다.
 
지난 24일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에 보낸 공문에 대해서는 "답변 내용을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7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의결권 행사 금지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주식의 매각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하며 관련 자료를 이날 정오까지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형인 박삼구 회장과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형이 (내가) 검찰 수사를 받게끔 총지휘를 한 상황에서 어떻에 없던 일로 할 수 있겠냐"면서 "화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 자신에게 가해진 검찰 수사의 배후에 박삼구 회장이 있음을 직접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보유한 2대 주주 자격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친 박삼구 이사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TRS 방식을 통한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CP 790억원을 주당 1만8700원이라는 시가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출자전환하도록 주도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이번에 추진된 TRS 거래로 아시아나항공은 약 250억 상당의 처분 손실을 입었고, 추가 손실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배임 혐의에 대한 주장이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에 '금호산업의 주총 의결권 행사 금지 및 TRS 주식매각 관련자료의 열람등사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TRS 거래에 대한 자료 요청과 함께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 금호산업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