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황제노역’으로 논란에 휩싸인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노역장 유치가 중단된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부장 강경필 검사장)는 26일 “관련 법리 검토결과 노역장 유치 집행된 수형자에 대해 형 집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노역장 유치집행도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 형 집행정지 사유 중 임의적 형집행 정지사유에 해당한다”며 “향후 검찰은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공판송무부는 “벌금도 강제집행 대상”이라며 “이후 구체적인 절차는 광주지검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형집행정지 심사위원회에서 노역장 유치를 중단하면 허 회장은 그 즉시 석방돼 벌금을 내야 한다.
검찰은 허 회장이 자녀 집에 보관시킨 미술품 등 은닉재산을 확보했으며, 추가 은닉 재산을 추적 중이다.
은닉 재산을 모두 찾아내고 그 환가 금액이 벌금액에 달하면 검찰은 공매 등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 벌금을 징수한다. 다만 허 회장이 자진 납부 의사를 밝힐 경우 이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이 허 회장의 노역장 유치를 중단하게 된 법리적 배경은 형사소송법 471조 1항 7호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이다.
이 조항은 징역, 금고 또는 구류형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때, 70세 이상의 고령인 때, 임산부일 때 검사가 형 집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청부살인 사모님’에 대한 형집행 정지 처분이 이 조항 중 건강상의 사유를 근거로 했다.
그러나 대검이 결정한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는 이번이 두 번째로, 그 예가 극히 드물다. 이에 앞서서는 사기로 중국에 수감 중이던 범죄자를 이송 받아 서울구치소에 입감했다가 중국의 요청으로 재송환 한 경우가 유일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허 회장에 대한 경우는 매우 특수한 경우로, 법리상 가능한지와 실효성에 대한 심사숙고 끝에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특경가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을 선고받았으나 2010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받고 상고해 2011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후 허 회장은 포탈한 세금과 벌금 등 634억원을 내지 않고 해외로 도피해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에서 초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형집행장을 발부받아 허 회장을 지명수배했으며 지난 22일 귀국과 함께 체포해 노역장에 유치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2012년 6월14일 허 회장의 부동산 등을 압류했으며 이날부터 3년의 벌금시효는 중단됐다.
형집행을 담당하고 있는 광주지검은 이날 밤 늦게나 내일(27일) 형집행 중단 결정과 함께 허 회장을 석방하고 출국 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한 뒤 벌금 징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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