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KIA타이거즈(해태타이거즈 시절 포함)는 지난시즌 '8위'라는 치욕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치욕'이라는 단어가 지나치지 않은 이유는 신생팀 NC에도 뒤진 성적에 있다. NC가 승률 4할1푼9리(52승4무72패)를 거둔 반면, KIA는 승률 4할8리(51승3무74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KIA는 재도약을 노린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4위로 마쳤다는 것은 고무적 현상이다. 김진우-양현종-홀튼이 1-2-3선발을 확보한 가운데 송은범-임준섭이 앞장서고 다른 선수들도 가세한 4-5 선발진도 괜찮다. 시작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KIA는 올해 명예회복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데니스 홀튼. ⓒNews1
◇S(Strength : 강점) - 지난해보다 나아진 선발진
지난해 KIA는 선발의 기복이 심한 팀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소사와 윤석민은 원하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올해 선발은 지난해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KIA는 올해 외국인 선수 3명을 각각 선발(데니스 홀튼), 마무리(하이로 어센시오), 타자(브렛 필)로 배치했다. 따라서 KIA의 선발 투수로는 최소 4명의 국내 선수가 기용될 것이 확실하다.
지난 24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선동열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김진우-양현종-홀튼이 팀의 1-2-3선발을 맡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4선발은 송은범이 유력하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왔고 계투진으로 활약한 그는 결국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송은범은 스프링캠프에서 모범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을 가다듬었고 '10승 투수'로 부활하겠단 의지도 매우 강하다. 공도 좋다는 평이다.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5선발은 박경태-서재응-임준섭 등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임준섭이 유력하다. 20일 롯데전 선발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특히 무사사구 경기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송은범. ⓒNews1
◇W(Weakness : 약점) - 여전히 불안한 뒷문
KIA의 고질적 문제인 계투진은 여전히 불안하다. 19일 홈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에만 11실점하며 '2-18'의 충격적인 대패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문 마무리'로 불릴 정도로 경력이 풍부한 어센시오가 있지만 강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기간과 시범경기 초반에 괜찮았지만 이후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5.14'라는 기록이 나타내듯 시간이 흐를수록 아쉬운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다.
중간 계투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곽정철과 박지훈은 물론 유동훈까지 부상을 당했다. 시즌 초반 KIA의 계투 운영 전반에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결국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SK를 떠나 팀을 구하지 못했던 노장 최영필을 급히 영입해야 했다. 최영필은 SK로부터 코치직을 권유받았지만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소속팀이 없이 '나홀로 훈련'을 했다. 끝내 계투진이 다급한 KIA가 최영필을 뒤늦게 부른 것이다.
최영필을 불렀다는 것은 영건들이 딱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완 한승혁, 좌완 심동섭, 사이드암 박준표·김지훈 등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를 KIA의 코칭스탭과 팬들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사진제공=KIA타이거즈)
◇O(Opportunity : 기회) - '새 옷'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KIA에게 좋은 기회는 올해 새롭게 개장한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다. 그동안 낡은 무등야구장을 사용하던 KIA는 최고의 시설로 무장한 최신식 야구장에서 효율적인 훈련과 멋진 플레이를 펼칠 기회를 맞이했다.
물론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들이지만 구장 현대화가 긍정 요소임은 분명하다.
야구장 내에는 맥반석 사우나를 갖춘 클럽하우스와 넓은 공간의 물리치료실, 각종 기구를 갖춘 체력단련실이 생겼다. 컨디션의 향상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KIA는 이미 지난해 가을 퓨처스(2군) 연습장인 '함평-기아 챌린저스 필드'를 개관했다. 국내 여느 구단에 뒤지지 않는 첨단 시설로서 1군을 뒷받침할 선수단 훈련에 최적의 시설을 갖췄단 평가다. 두산의 '베어스필드'나 삼성의 '경산볼파크'과 견줄 만 하다.
비록 KIA는 해외 진출로 팀을 떠난 윤석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한화로 옮긴 이용규 공백이 있지만 이용규에 버금가는 이대형을 영입했고, 시설의 투자로 발전의 계기를 맞았다. 출혈보다는 수혈이 많던 KIA가 올해 어떠한 성적을 낼지 많은 팬들의 기대가 크다.
◇선동열 KIA 감독. ⓒNews1
◇T(Threat : 위협) - '용두사미' 기대는 컸지만 매년 나빴던 성적
KIA는 지난 2009년 우승 이후 매년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이후 5위-4위-5위-8위(2010~2013년)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초반에는 좋은 성과를 냈지만 후반 급격하게 쇠락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같은 '용두사미'형 흐름은 약한 계투진 때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올해도 계투진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삼성 시절 성공을 거둔 선동열 감독은 KIA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팬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선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는다. 삼성에서 거둔 영광이 선수 덕분이 아니었음을 이번시즌 증명해야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선 감독 스스로 무리를 하게 된다면 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조급함은 금물이다.
그렇기에 올해 KIA는 팀을 안정적인 궤도로 빠르게 올려놓고 이를 꾸준하게 지키는 것이 절실하다.
과연 KIA는 올해 시범경기 후반의 안정감을 정규시즌에도 이어갈까. '명예회복'이 가능할지, 선 감독이 재계약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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