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구단 강점·약점)⑩'새내기' KT, 모기업 리스크 극복할 것인가?
2014-03-29 08:00:00 2014-03-29 08:00:00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대한민국 10번째 프로야구단으로 창단된 KT위즈는 29일 오전 출정식을 치르면서 연고지인 수원 지역의 시민들에게 본격적인 인사를 한다.
 
KT는 KT그룹의 든든한 재정 배경을 업고 수월한 창단 진행과정을 모두 마쳤다. 다양한 형태의 선발 방식을 통해 선수를 뽑았고, 105일(미국 83일, 대만 22일)간의 해외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연고 도시인 수원시와 함께 수원야구장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며, 여주군과 퓨처스(2군) 연습구장 건립 협약을 맺고 신규 야구장 설립 작업에도 돌입했다.
 
하지만 KT 미래에 장밋빛만 보이는 건 아니다. 
 
KT는 '제2의 NC'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8월5일 오전 수원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조범현 KT 위즈(wiz) 감독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권사일 KT스포츠 사장(당시), 조범현 KT위즈 초대 감독, 주영범 KT위즈 단장(당시)이 손을 모으며 선전을 기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S(Strength : 강점) - 모기업의 자금력 풍부
 
KT의 장점 중 하나는 모기업의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KT그룹은 KT를 중심으로 KT스카이라이프, BC카드, KT렌탈, KT텔레캅 등 다양한 산하 계열사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 광고·홍보 시장에서 통신사는 가장 큰 손 중 하나다. 한국 기업의 프로 스포츠 구단 운영비용은 '광고·홍보비'로 처리된다는 점에서 KT구단은 자금측면에선 큰 우려는 없다.
 
KT의 야구단 정착은 앞으로에 달렸다. 아직 퓨처스 구단인 KT는 내년 1군에서 뛰는 시점 에 맞춰 기량이 좋은 고액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조범현 감독의 지휘 하에 선수단의 구성 작업을 원활히 진행 하고 있다.
 
◇리모델링한 이후의 수원야구장 조감도. (사진제공=동부건설)
 
◇W(Weakness : 약점) - 다소 불안한 시작
 
신생 야구단은 창립 초기에 기존 팀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
 
KT도 완벽한 상황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KT는 8월까지 계속 이어질 수원구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올해 지역 대학교 구장(성균관대 야구장)을 써야만 한다.
 
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시설 개·보수 관련 지원으로 편하게 야구장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내 집'이라고 여기고 마음껏 쓰기에는 무리다.
 
실제 KT는 성균관대와 그라운드를 나눠서 쓰는 처지다. 선수들은 훈련이 충분하지 못하고, 프런트 또한 여러 형태의 시도를 하지 못할 처지다.
 
아홉번째 구단인 NC는 창원 마산구장을 토대로 선수단과 프런트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고 팀을 다졌다. 하지만 KT는 'NC만한 경험'을 하지 못한다.
 
◇KT위즈 선수단이 미국에 첫 해외 전지훈련을 가기 전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KT위즈)
 
◇O(Opportunity : 기회) - 기존 팀의 '전력평준화'
 
올시즌 프로야구는 '9강 9중 9약'이라는 애매모호한 전문가 평가가 나올 정도로 모든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된 상태다.
 
지난시즌 중하위권이었던 구단이 오프 시즌동안 전력의 보강에 성공했고 또한 구단 연고지의 야구장이 잇따라 생기거나 보수되며 시설 확충까지 잘 이뤄졌다.
 
'각본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스포츠의 특성상 결과를 확신하긴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치열한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팀의 전력 평준화는 신생 팀에게 좋은 소식이다. 어느 수준까지 팀의 전력을 끌어올릴지의 판단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수원시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따르면 KT는 늦어도 2016년 4강권으로 진입할 원대한 중기 계획이 있다.  
 
KT가 과연 올 한해만에 쓸만한 전력을 만들 수 있을까? NC처럼 신생팀의 돌풍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1월2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황창규 KT 신임 회장이 주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T(Threat : 위협) - 모기업 수장 변경에 따른 리스크
 
KT그룹의 야구단 창단을 주도했던 이석채 전 회장의 사임은 꽤 다양한 형태의 우려와 루머를 낳았다. 또한 이 무렵 당초 지난해 11월11일로 예정된 구단 창단식이 소리소문없이 연기됐다. 각종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진화되긴 했지만 'KT가 야구단을 접을 수도 있다'는 억측이 나온 이유다.
 
게다가 새로 회장에 오른 황창규 KT그룹 회장의 "내부적으로는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며 사업과 그룹사도 효율성을 진단해 필요하면 과감하게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발언은 야구계의 걱정의 불씨에 휘발유를 끼얹은 격이 됐다.
 
KT그룹의 주력사 KT는 '보조금 전쟁'의 영향 때문에 지난 1월28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의 경영 성과가 적자로 전환되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KT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태다. 최근 KT그룹의 전체적인 상황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KT위즈가 구단을 휘감는 모기업 리스크를 극복하고 2015시즌에 NC처럼 리그에 안착할까. KT위즈의 첫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끝>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